[스포츠서울 | 코프리브니차(크로아티아)=김동영기자] 한일전은 질 수 없는 법이다. 어린 선수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 한국 남자 청소년 핸드볼 대표팀(U-19)이 일본을 잡고 대회 첫 번째 승리를 품었다. 해외 도박사들은 일본의 절대 우세로 봤다. 선수들이 보란 듯이 깼다.

한국은 8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코프리브니차의 요시프 사마자 베포 홀에서 열린 제10회 세계청소년핸드볼선수권대회 프레지던츠컵(Presedent’s cup) 2그룹 두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공수 모두 우위에 서면서 34-27의 승리를 거뒀다.

전반을 9점 리드했고, 후반 들어 10점까지 달아났다. 후반 중반 이후 주전들을 일부 쉬게 하면서 살짝 격차가 좁혀지기는 했으나 승리에 문제는 없었다.

사실 경기 전 해외 도박사들은 일본의 승리를 예상했다. 배당률이 말해준다. 한국 승리의 배당률이 3.9~4.4 분포였다. 일본 승리 배당률은 1.3 정도. 쉽게 말해 한국에 걸면 4.4배 벌 수 있고, 일본에 걸면 1.3배를 받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한국의 승리 확률을 낮게 봤다.

그만큼 한국은 최악의 분위기에서 한일전에 나섰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바레인-브라질-스페인에 모두 패했다. 바레인과 브라질을 잡고 2승을 챙겨 16강에 오른다는 구상을 하고 나섰으나 완전히 반대 결과가 나왔다.

순위결정 라운드인 프레지던츠컵으로 내려왔다. 아이슬란드, 일본, 바레인과 2그룹에 묶였다. 각각 C조와 D조에서 3위에 자리한 아이슬란드와 바레인이 1승을 올린 상태로 시작했고, 4위인 일본과 한국이 1패를 안고 들어갔다.

첫 경기 아이슬란드에 패했다. 그것도 23-38로 크게 졌다. 대회 4전 4패다. 완전히 분위기가 가라앉고 말았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협회도 ‘멘붕’ 그 자체였다.

다음 경기가 한일전이다. 일본도 조별리그에서는 3패를 기록했지만, 전날 바레인을 누르며 1승을 만든 상태였다. 흐름이나 분위기, 경기력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나아 보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랐다. 경기 전 “일본은 이겨야 한다”며 정신 무장을 다시 했다. “무조건 이기겠다”고도 했다.

경기력으로 나왔다. 초반은 비교적 팽팽했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완전히 기세를 올렸다. 전반 19-10, 최종 34-27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준다.

센터백 최지환이 8골을 올렸고, 라이트백 이민준이 6골, 피봇 김현민도 6골을 넣었다. 고교생 왼손 스코어러 문진혁도 4골을 더했다. 수비에서는 골키퍼 김현민이 선방쇼를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일본은 어떤 조건이 붙든, 결국 승리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상대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기에 돌입했으나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한국의 18~19살 어린 선수들이 외부의 예상을 깼다. 한일전은 예측이 의미가 없는 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