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36)과 함께 돌아온 ‘스팅’ 최승우(30)가 부활을 노린다.
최승우는 오는 2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 좀비’ 언더카드 페더급(65.8kg) 경기에서 킥복서 야르노 에렌스(28·네덜란드)와 맞붙는다.
3연패 중인 최승우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를 얻었다. 3연승을 거두며 톱 15 랭킹 진입 문턱까지 갔던 최승우는 2021년 10월 알렉스 카세레스(35·미국)전을 시작으로 3연패 늪에 빠지며 부진을 겪었다. UFC 통산 전적은 3승 5패다.
문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었다. 한 번 패배하기 시작하자 과도하게 스스로를 채찍질했고, 경기에서 냉정함을 잃었다. 상대를 KO 시키려고 달려들다 카운터 공격을 허용하며 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는 “경기에 지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를 압박하다 보니 여유가 없어지고, 침착함을 잃었다”라고 돌아봤다.
다음 기회가 없을 수 있단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네 경기 재계약했는데 이번에 지면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를 잘하는 게 앞으로 중요한 거 같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어서 “이번 경기 때는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사실 UFC 못 뛰면 그냥 은퇴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래서 이제는 여유롭고 침착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방출 위기였지만 UFC는 화끈한 스타일의 최승우를 다시 한번 믿기로 했다.
부활을 위해 최승우는 한국 최고의 파이터 정찬성을 찾아갔다. 그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코리안 좀비 MMA 2호점에서 정찬성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정찬성도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 좀비’ 대회 메인 이벤트에서 전 UFC 페더급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31∙미국)전을 앞두고 있다.
최승우는 “(정)찬성이 형과 같이 훈련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배우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와 같이 훈련한다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굉장히 크게 된다. 이렇게 해야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구나 싶다”라며 새 훈련 캠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찬성에게는 “형도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는데 내 훈련 스케줄을 짜주고, 훈련도 봐주니 너무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승우의 상대는 네덜란드 출신의 킥복서 에렌스다. 어렸을 때부터 유도 사범인 아버지로부터 배워 유도 검은띠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9월 UFC에 입성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통산 전적은 13승 1무 4패다.
최승우는 상대에 대해 “타격가다. 레슬링은 그렇게 강한 거 같지 않다”라며 “(무에타이 타격가인) 내 경기를 봤으면 그가 레슬링을 걸 수도 있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경기는 지난 경기와 다를 거라고 스스로 확신이 든다”라며 “3주째 코리안좀비MMA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다 달라졌다. 시합 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최승우 인터뷰 전문.
- UFC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소감이 어떤가.
사실 네 경기 재계약 했는데 이번에 지면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 뛰는 것만으로도 좋다. 이번 경기를 잘하는 게 앞으로 중요한 거 같다.
- 3연패면 계약 도중에도 방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UFC는 최승우 선수 계약 종료 후에도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UFC가 최승우 선수의 어떤 점을 높이 샀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 KO된 경기도 있었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 재밌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 에렌스는 어떤 파이터라고 생각하나.
타격가다. 레슬링은 그렇게 강한 거 같지 않다. 내 경기를 봤으면 그가 레슬링을 걸 수도 있다. 다방면으로 연습하고 훈련하고 있다.
- 에렌스는 모터크로스 레이서 출신 파이터로 10대 때부터 무에타이와 종합 격투기를 수련한 최승우 선수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 경험의 차이가 경기력의 차이로 이어질 거라 생각하는지.
나도 MMA를 늦게 시작했다. 군대 갔다 와서 25살(2015년)에 시작했다. 그래서 MMA 경험은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상대 선수랑 나랑 MMA는 같은 연도에 데뷔했기에 경험적인 이점은 없는 것 같다.
- 에렌스는 유도 검은띠이지만 그라운드가 돋보이는 선수는 아닌 거 같다. 유세프 잘랄전때처럼 그라운드로 공략해볼 생각도 있는가.
뺄 생각은 없다. 기회가 오면 한다.
- 한국 최고의 파이터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의 체육관에서 함께 훈련 캠프를 차렸다. 정찬성과 같이 훈련해보면 어떤 점이 다른가?
캠프 2주차가 끝났다. 훈련도 너무 만족하고, 체력적으로도 강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략적인 면, 내가 확실하게 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봐주고 있다. (정)찬성이 형이 본인도 경기를 하는데도 나를 신경 써주는 게 너무 고맙다. 형도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는데 내 훈련을 봐주고, 훈련 스케줄도 짜주니 너무 감사하다. 무엇보다 같이 훈련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인 수준의 형과 같이 훈련한다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굉장히 크다. “이렇게 해야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코리안좀비 MMA 식구들한테 큰 도움을 받고 있다.
- 직접 훈련해보니 새로 오픈한 코리안 좀비 MMA 2호점은 어떤 점이 뛰어난가.
너무 좋다. 우선 넓다. 케이지가 있는데 시합 때 느낌이랑 굉장히 비슷하다. 바닥도 그렇고, 케이지 쪽 철사도 그렇고 실제 UFC 케이지와 유사하다. (정)찬성이 형이 케이지에 신경을 많이 쓴 거 같다. 여기서 훈련하는 것도 너무 좋다. 스트렝스 앤 컨디셔닝 할 수 있는 기구들도 너무 좋고, 사우나도 있어서 회복에도 너무 좋다. 한국에서 제일 좋은 체육관 같다.
- 정찬성뿐만 아니라 더블지FC-AFC 페더급 더블 챔피언 출신 홍준영이 코치 역할을 맡고 있고, 블랙컴뱃 페더급 챔피언 신승민도 같이 트레이닝 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외국에 나가서 훈련해도 이 정도 환경은 갖추기 쉽지 않을 정도로 드림팀이라 할 만하다. 이들에게서 어떤 점을 배우거나 영감을 받고 있나.
너무 좋은 게 (정)찬성이 형이 큰 부분을 신경 써주고 있다는 거다. 세컨은 (홍)준영이 형이랑 (하)동호가 같이 한다. 준영이 형이랑 동호와 훈련하면 부족한 부분이나 보완할 부분을 피드백을 정말 잘해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다 받아들인다는 느낌으로 고치고 있다. 이제 2주차 훈련을 마쳤는데 정말 많이 좋아지고 있다. (홍)준영이 형이 스파링도 해주면서 피드백해주고, (하)동호가 미트 잡아주면서 피드백해주고 이런 걸 같이 받아들여서 보완하고 있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전에 훈련했던 킬클리프FC도 너무 좋았지만 지금 캠프가 더 믿음이 가고, 좋은 것 같다. 체력도 많이 올라왔다. 킬클리프FC는 선수가 너무 많으니까 선수 한 명 한 명 신경 써주기가 어려운데, 여기서는 집중적으로 신경 써주니까 보완하려고 더 노력한다. 너무 좋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또 캠프를 차리고 싶다 생각이 들었다.
- 승승장구하며 톱15 진입 직전까지 갔다가 3연패를 기록했다. 일각에서 너무 피니시를 서두른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맞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급했고, 여유가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가다듬으려 하고 있다.
랭킹 진입 욕심은 없었다. 다만 내가 너무 스스로를 압박했던 것 같다. 한 번 지고, 두 번 지고 나서 패배에 대해서 스스로 너무 관대하지 않았다. 경기에 지면 너무 힘들어하고,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를 압박하고, 채찍질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여유가 없어지고, 냉정해지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내 스타일 자체도 잃어버렸고, 악순환이 됐다. 이번 경기 때는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사실 UFC 못 뛰면 그냥 은퇴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래서 이제는 여유롭고, 침착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이번 시합에 임하는 각오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한다.
비교적 짧은 시간을 남겨두고 오퍼가 와서 2주째 코리안좀비 MMA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이나, 체력적이나, 정신적으로 달라졌다. 이번 경기는 지난 경기와 다를 거라고 스스로 확신이 든다. 시합 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께 감사하고,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에는 꼭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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