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절박한 마음에 어린이 오디션까지 봤어요.”

5년차 배우 안동구는 군복무를 마친 뒤 매 번 오디션에서 탈락했던 나날을 떠올렸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간절히 소망하던 배우의 꿈을 위해 각 소속사에서 진행하는 오디션에 참가했지만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결국 안동구는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연기학원에서 개최하는 어린이 오디션까지 참여했다. 당시 심사위원은 그에게 “얼마나 간절했으면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눈빛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절박함과 간절함이 통했던 것일까. 2019년 데뷔작인 JTBC 드라마 ‘바람이 분다’ 출연 이후 SBS ‘그해 우리는’(2021), JTBC ‘설강화’(2021), KBS2 ‘법대로 사랑하라’(2022) 등 잠시도 쉬지 않고 인기 드라마에 얼굴을 내비쳤다. 그리고 지난 달 종영한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첫 주연을 맡게 됐다.

안동구는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남자 주인공 문서하(안보현 분)의 비서 하도윤을 연기했다. 극중 하도윤은 서하의 절친한 친구이자 믿음직한 비서로 냉철한 면모를 뽐내지만 자신에게 직진하는 초원(하윤경 분)과의 로맨스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선사하기도 했다.

안동구는 자신과 정반대의 모습의 하도윤을 표현하기엔 큰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세 번에 걸쳐 오디션을 봤어요. 감독님께서 제 편안한 모습이 캐릭터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라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원작 팬 분 중에는 하도윤이 인간미라는 단어와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화 속 인물과 드라마 캐릭터는 또 다른만큼 드라마 속 하도윤은 조금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묘사하고 싶었어요.”

함께 호흡을 맞춘 안보현, 하윤경과는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하며 지낸다. 드라마 방영 중에는 이나정PD까지 모여 함께 본방사수를 하기도 했다.

“안보현 형은 만나자마자 친해졌어요. 성이 같아서 형이 ‘본가가 어디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실제로 친형 같은 느낌이었죠. 모든 배우들 생일까지 다 챙겨주는 다정한 사람이에요. 형 집에도 자주 놀러 가요. 인간적으로 친해지니 호흡이 좋을 수 밖에 없었어요. 하윤경 누나는 초원이 그 자체였어요. 현장에서 고민했던 신들이 있는데 같이 아이디어도 내주고 누나가 대사를 뱉으니까 해결되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현장에서 덕을 크게 봤어요.”

안동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멜로 장르의 섬세함을 직접 경험하게 됐다. 그는 추후에도 멜로물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펼쳐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도윤’은 제게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초반에는 즐거움과 흥미를 위해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작품을 통해 많은 관객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게 되면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과 더 나은 연기로 그동안의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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