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창원=박준범기자] 10연속 올림픽 출전을 노리던 올림픽 대표팀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 1차전 카타르와 맞대결에서 0-2로 충격패했다. 카타르가 U-23 아시안컵 개최국이 출전권이 필요 없는 만큼, 이날 경기 결과가 순위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올림픽 대표팀이 만날 미얀마와 키르기스스탄은 1-1 무승부로 승점 1씩 나눠 가졌다.

황선홍호는 3승을 외쳤지만, 카타르를 만나 그야말로 ‘졸전’을 펼쳤다. 황 감독은 이날 카타르를 상대로 원볼란치를 내세웠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진용을 배치해 포백을 보호하도록 했다. 오재혁과 강현묵의 공격 성향을 더 살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 권혁규(셀틱)가 5일 늦게 합류하면서 사실상 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진용을 원볼란치로 기용한 건 실패로 돌아갔다. 이진용은 소속팀 대구FC에서도 상대 공격을 제어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 빌드업과 좌우 전환 패스에 능한 자원이 아니다. 대표팀은 후방 빌드업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는데, 이진용은 카타르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고, 대표팀 공격도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황 감독은 결국 전반 37분 선제 실점한 뒤 오재혁을 한 칸 내려 투볼란치로 변화를 줬다. 경기 후에도 “뒤쪽으로 향하는 패스가 너무 많았다. 또 이진용을 원볼란치로 세웠는데, 특히 오른쪽 빌드업이 되지 않았다”라고 인정했다.

후반 들어서는 공격 카드를 연달아 꺼냈으나, 여전히 세밀함은 부족했다. 홍윤상와 이현주가 양 측면에서 일대일 돌파를 자신 있게 펼치며 기회를 만들었으나, 슛은 연거푸 허공을 갈랐다. 카타르는 추가골을 넣은 뒤에는 라인을 내려서서 2골 차를 지키고자 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단순히 좌우 크로스에 의존했다. 후반 막판 허율과 김신진을 모두 최전방에 배치했으나, 역시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아시아 무대에서는 강팀에 속하는 대표팀은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팀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단조로움과 세밀함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요소다. 황 감독은 “공격 쪽에서는 세밀함이 많이 부족했다. 단순했던 측면 공격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라고 전략 수정을 암시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엄지성도 “과정에서 잘못된 게 많았다. (소집) 기간이 짧았다 보니 개인적인 전술과 포지셔닝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하셨다. 찬스를 해결하지 못한 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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