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함이 느껴진다. 그야말로 야외활동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다만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에는 특히 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 눈은 자외선에 취약한데 가을철에는 태양과 지표면의 거리가 가까워 자외선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가을철에 발생하기 쉬운 안질환으로는 안구건조증을 비롯해 군날개와 광각막염 등을 들 수 있다.
쌀쌀한 날씨와 함께 찾아오는 가을 불청객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은 계절과 관계없이 언제나 발생할 수 있지만,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많이 부는 가을철에 특히 발생위험이 커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뻑뻑함과 이물감, 충혈, 눈시림 등이다. 흔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할 경우 결막염 또는 각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눈을 뜨기 힘들고 시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눈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은 한 번 발병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해 관리해야 한다. 먼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의 장시간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전자기기 사용 후 수시로 먼 곳을 응시하거나 눈을 감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자외선이 강한 낮이나 건조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의 자극을 줄여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눈을 마사지하면 어느 정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강한 자외선과 함께 생긴 ‘군날개’, 시력에도 영향 미칠 수 있어
가을의 건조한 날씨와 강한 자외선 및 바람, 미세먼지는 군날개가 쉽게 발병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다. 익상편이라고도 불리는 군날개는 눈동자의 흰자위에서 각막 쪽으로 섬유혈관 조직이 증식해 검은 눈동자가 삼각형 모양으로 하얗게 변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도상 적도 인근, 일조량이 많은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들, 실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강한 자외선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추측된다.
군날개는 잦은 충혈을 유발하고 눈동자에 하얀 막이 생긴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미관상 문제가 되며 간혹 이물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군날개가 심해져 눈 한가운데 작은 검은 동공을 침범하게 되면 시야를 가려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며, 사물이 겹쳐 보이는 난시 증상이나 눈이 침침해지는 백내장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수술이 어렵지는 않으나 60세 이전에 수술을 받으면 재발률이 높다. 젊은 사람들이 노년층보다 세포의 재생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 이물감이나 미용상의 이유로는 수술을 권장하지 않는다. 다만 군날개가 각막 중심부까지 침범해 시력에 영향을 주거나 심한 난시가 생긴 경우, 두껍게 자라서 눈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경우는 나이와 상관없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
가을이라고 방심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광각막염’
눈은 신체 부위 중 가장 민감한 기관이다.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막도 피부처럼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각막 화상이라고도 불리는 광각막염은 각막 상피세포에 일시적인 화상 증상과 함께 염증을 유발하는 안질환이다.
광각막염은 화상을 입은 순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반나절 정도가 지난 후, 마치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눈이 따갑거나 가려운 통증, 과도한 눈물 분비, 눈부심, 눈 시림 또는 시야 흐림 증상이 나타나고, 증상이 악화될 경우 이물감과 함께 분비되는 눈물과 심한 충혈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광각막염을 방치할 경우 손상된 각막을 통해 2차 세균감염이 진행될 수 있으며 손상이 심각해질 경우에는 실명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광각막염 증상 발견 시 병원에 즉시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황규연 전문의는 “뜨거운 여름이 지나 선선해지면 상대적으로 자외선 관리에 소홀하기 쉽지만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군날개를 비롯한 안질환 발병 우려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며 “자외선이 강한 낮 시간대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 챙이 있는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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