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조규성은 올겨울 이적 생각이 없다.”

올여름 덴마크 수페르리가에 진출해 적응기 없이 득점포를 펑펑 가동하는 축구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조규성(25)이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와 연결된 보도에 관해 에이전트인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사장은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윤 사장은 19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조규성은 올 겨울 당장 미트윌란을 떠날 생각이 없다. 침착하게 미래를 내다보는 성격을 지닌 만큼 최소 1년은 미트윌란에서 경쟁력을 쌓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흘 전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라인’은 ‘조규성은 유럽 빅리그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제노아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규성이 미트윌란과 2028년 6월까지 계약돼 있으나 현재 가치는 500만 유로(70억 원)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조규성은 스트라이커는 물론 왼쪽 또는 오른쪽 윙어로도 뛸 수 있다’면서 쓰임새도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본선 한 경기 2골’을 터뜨리며 대중적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은 마인츠(독일) 셀틱(스코틀랜드) 등 주요 리그 팀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그러나 현역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의 조언을 듣고 K리그1에 잔류, 올여름 이적을 재추진했다. 유럽 새 시즌이 시작하는 여름에 합류하는 게 공격수로 생존하는 데 더 낫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다. 자연스럽게 ‘월드컵 효과’가 잠잠해지고 상반기 부상에 시달리며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여름 뜻밖에 미트윌란에서 325만 유로(46억 원)의 이적료를 제시했고, 전북과 조규성 모두 받아들이면서 이적이 성사됐다.

애초 조규성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주요 팀에서도 관심이 있었다. 유럽 변방으로 꼽히는 덴마크 리그로 이적한 것을 두고 비판 목소리도 따랐다. 이적을 주도한 박 디렉터까지 뭇매를 맞았는데, 조규성은 “내가 선택한 것”이라며 떳떳하게 덴마크행 비행기에 올랐다.

독을 품은 그는 일찌감치 연착륙했다. 수페르리가 개막 이후 3경기 연속포를 터뜨렸다. 또 지난달 18일엔 오모니아 자그레브(키프로스)와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3차 예선 2차전에서도 골 맛을 보며 유럽클럽대항전 데뷔골까지 해냈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지만 이르게 회복했고, 오름세를 A대표팀으로 옮겨 지난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1-0 승)에서 헤더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6경기 만에 한국 사령탑 데뷔승을 챙겼다.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낸 조규성은 지난 16일 비보르와 수페르리가 8라운드(2-2 무)에서도 후반 7분 헤더 선제골을 터뜨렸다.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은 지 두 달이 채 안 됐는데 리그에서 4골,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1골 등 5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아무리 덴마크 리그가 유럽 중소리그라고 해도 아시아 공격수가 유럽에 넘어가자마자 이정도 골레이스를 펼치는 건 쉽지 않다.

유럽 주요 클럽이 관심을 품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현지 사정에 정통한 복수 에이전트에 따르면 제노아와 커넥션은 조규성이 미트윌란에 입단할 때 관여했던 현지 이탈리아인 에이전트 입에서 나온 얘기일 수도 있다.

윤 사장은 “지난해에도 이탈리아에서 조규성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제노아 뿐 아니라 일부 클럽이 현지 관계자를 통해 (조규성에 대한) 얘기를 듣긴 할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제안이 온 건 없고 선수도 급하게 이적할 마음이 없다”면서 관심설은 해프닝으로 끝나리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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