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두 번째 구속 갈림길에 섰다. ‘파파마’(파도 파도 또 마약의 준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면 팔수록 계속해서 나오는 유아인 마약 사태’는 어떤 결론을 맞을까.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오전 10시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유아인과 지인 최모(32)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연다. 지난 5월 25일 경찰 수사 당시 청구된 이들의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넉 달만이다.

유아인은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시술 수면마취를 빙자해 약 200차례, 총 5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수십 차례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약 10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하고 지난 1월 최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유아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유아인의 사건을 불구속 송치받은 뒤 3개월간 보완 수사를 벌여 유아인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유아인이 지인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를 추가 적발했다고 밝혔다. 최씨 역시 유아인과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관련 공범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사유에 대해 “유아인이 소위 ‘병원 쇼핑’을 통해 상습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거나 타인 명의로 마약성 수면제를 불법 취득하고 최씨 등과 집단으로 해외 원정을 다니며 마약류를 투약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공범 및 주변인 간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증거를 인멸하고 공법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진술 번복을 회유, 협박하는 등 사법 절차를 방해한 중한 죄질의 범행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아인이 투약 혐의를 받는 마약 수는 코카인·프로포폴·케타민 등 7종이다. 유아인은 당초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코카인으로 5종이었지만 지난 6월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알프라졸람을 추가 투약한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지난 5월 유아인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유에 대해 법원은 관련 증거가 이미 상당수 확보돼 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당시 법원은 “범행과 관련된 증거들이 이미 상당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도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는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기각했다.

이에 이번 구속영장 청구 역시 유아인의 증거인멸과 해외 도피, 회유 협박 등의 여부가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유아인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추가된 이상 이번에는 구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넉 달 만에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만큼 구속 필요성을 입증할 검찰의 자신감과 자존심이 달렸다는 점도 영장 발부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한 형사법 관련 변호사는 스포츠서울에 “유아인이 이미 마약 투약 여부를 상당 부분 인정한 만큼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증거인멸, 교사와 도피 의혹 등이 관건인데 검찰이 관련한 새로운 혐의를 확인했고, 무엇보다 대마 흡연 강요라는 중대한 혐의가 추가된 만큼 이번엔 영장이 발부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마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판부 역시 여론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증거가 이미 상당수 확보돼 있다는 점과 유아인이 상당 부분 혐의를 인정하고 자숙의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구속 영장 기각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편 검찰은 유아인과 최씨를 비롯한 국내 피의자 대상 수사, 해외로 도피한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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