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두 번은 안 진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4연패까지 딱 한 걸음 남겨두고 있다. 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대만과 붙는다. 리턴 매치다. 설욕의 장이다. 조별 라운드 때와 다른 방망이로 붙는다. 다시 만날 린위민(20)을 잡는다는 각오다.
한국은 7일 오후 7시(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센터 제1구장에서 대만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을 치른다.
조별 라운드를 2승 1패로 통과했다. 3승을 노렸지만, 지난 2일 대만을 만나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0-4 완패. ‘참사’ 이야기가 나왔다. 그만큼 대만이 전력을 잘 꾸려서 왔다. 마이너리거 7명에 일본에서 뛰었던 선수까지 포함됐다. 우리가 알던 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결승 진출에는 성공했다.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2-0으로 잡았고, 중국을 8-1로 눌렀다. 대만과 함께 슈퍼라운드 2승 1패를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은 나란히 1승 2패. 동메달 결정전에서 붙는다.
조별 라운드 패배를 갚아줄 시간이다. 당시 대만 선발 린위민에게 꽁꽁 묶였다. 리위민은 6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애리조나 투수 유망주 1위다운 투구를 선보였다.
이어 나온 구린뤼양도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았고, 류즈롱도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만들었다. 시속 150㎞를 가뿐히 넘기는 빠른 공을 자랑했고, 제구도 됐다. 한국 선수들조차 “대만 투수들이 너무 좋았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그리고 결승에서 린위민을 다시 만날 전망이다. 류중일 감독은 6일 중국전 승리 후 “예선에 나왔던 투수(린위민)가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야구는 ‘생소함’이 지배하는 스포츠다. 그리고 처음 상대할 때는 투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대신 두 번째는 다를 수 있다. 처음 상대하는 것과 겪어본 이후 붙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또 있다. 조별 라운드 당시 한국 타선과 지금 한국 타선은 차원이 다르다. 조별 라운드에서는 답답함이 계속됐다. ‘고구마 100개 먹은 타선’이라 했다.
그래도 조별 라운드 태국전에서 다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상대 투수에 막히며 2득점에 그쳤으나, 중국을 만나 8점을 뽑았다. 선발전원안타도 쳤다.
무엇보다 강백호가 터진 것이 반갑다. 6일 중국전에서 솔로 홈런 포함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자신의 국제대회 첫 홈런. “부담감을 안고 뛴다”고 했다. 그만큼 더 잘하고 싶다. 5일 전과 다른 모습으로 나선다.
8번과 9번으로 나서 아쉬움을 보였던 김형준과 김성윤도 중국전에서 흐름을 틀었다. 김형준이 1안타 1득점, 김성윤이 2안타 1득점이다.
김혜성-최지훈 테이블 세터가 견고하고, 윤동희-노시환-문보경의 타선도 강하다. 6번 강백호를 비롯해 하위 타선까지 살아났다.
두 번 당해서는 안 된다. 과거 ‘한국 킬러’라 했던 좌완 천관위도 생소함이라는 무기가 사라지자 한국 타자들이 공략에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은 “조별 라운드에서 한 번 당했으니까, 두 번째는 잘 공략하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대표팀은 조별 라운드 대만전 패배 후 버스에서 결의를 다졌다. “다시 해보자”고 힘을 모았다. 그 결과를 낼 때가 왔다. 두 번 패배는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