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경무 전문기자] “북한 선수 포핸드·백핸드스트로크 다 좋고, 뛰는 것은 우리보다 더 악착같이 뛰네요. 힘들었습니다.”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정구) 남자단식 8강전.

남과 북이 만나게 된 경기에서 접전 끝에 게임스코어 4-0(4-2, 4-0, 7-5, 9-7) 승리를 거둔 윤형욱(34·순창구청)은 코트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숨을 헐떡이며 이렇게 말했다. 상대는 리룡해.

윤형욱은 “북 전력도 모르겠고, 오랜 만에 국제대회에 나와 스타일 분석도 안됐다”며 “힘들었는데 그래도 기술적으로 우리가 앞서기 때문에 유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형욱은 “2018, 2019년 차이니스컵 때 북의 다른 선수와는 해봤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우천으로 지하에 있는 실내 11번 코트에서 진행됐다.

리룡해는 전날 예선에서 일본의 강호 우에마츠 토시키를 게임스코어 4-2로 누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8강 토너먼트에 올랐으나 윤형욱의 벽에 막혀 동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날 경기에는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이 정인선 회장과 장한섭 전무 등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관계자들과 직관했다. 그 옆에서는 북 관계자들이 인공기를 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리룡해를 응원했다.

한국 여자팀의 유영동 감독은 “북이 이러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와보니 체력도 좋고 기술도 좋아졌다. 북은 다른 나라와의 교류가 없으니 영상을 보며 가르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북 응원단은 리룡해가 포인트를 딸 때마다 고함을 질렀고 “힘내자, 힘내자”라고 외쳤다. 남과 북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 등에서 몇번 만났고, 남이 우위를 보였지만, 북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 뒤 취재진이 윤형욱과 리룡해가 함께 포즈를 취하는 사진촬영을 요구했으나, 리룡해는 끝내 거절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