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 향방을 두고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공방이 뜨겁다.

AFC는 기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를 개편해 ACLE와 ACL2로 나뉘어 2024~2025시즌 운영한다. ACLE 우승 상금은 1180만 달러(155억 원)로 기존 400만 달러(52억 원) 수준인 기존 ACL과 비교해서 3배가 더 많다. K리그 일부 구단의 한 시즌 선수단 연봉 수준과 비슷해 군침을 흘릴 만하다.

다만 AFC는 중동 주요 리그가 추춘제(가을~봄)로 전환하면서 2024~2025시즌에 관한 ACL 지침을 뒤늦게 동아시아 지역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MA(Member Association)를 스스로 해석해서 ACLE 출전권을 배분하라는 것이다. MA는 직접적으로 해석하면 각국 협회, 즉 국내로 따지면 대한축구협회(KFA)에 해당한다.

이를 두고 KFA는 ACLE 출전권에 대해서는 ‘권한’으로 해석하면서 프로연맹과 최근까지 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엔 ACLE 2+1장, ACL2 1장이 배정돼 있다. 그런데 KFA는 K리그1 우승팀과 KFA컵 우승팀이 ACLE로 나서고 ACL2에는 K리그1 3위 팀이 출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 사례를 거론하면서 클럽대항전 출전 시 각 리그 순위를 더 중시하는 경향을 먼저 언급, K리그1 1~3위 팀에 ACLE에 출전하고 FA컵 우승팀이 ACL2 무대로 가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FA컵 일정이 모두 끝난 가운데 협의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로서는 K리그1 우승을 조기에 확정한 울산 현대와 리그 2위를 달리면서 FA컵 우승을 확정한 포항 스틸러스, 정규리그 차순위에 ACLE 티켓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다음 시즌부터는 KFA의 권한보다 ‘공감대’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K리그 복수 사무국장은 “솔직히 우리가 ACLE에 내보내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 클럽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게 최우선 목적이지 않느냐”며 “단 7경기(ACL 진출 팀은 5경기)를 치르고 우승하는 팀이 나오고, 심지어 언더독의 반란 등 이변 이슈가 있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FA컵 우승팀에 대해 최고 권위 클럽대항전 출전 직행권을 주는 건 공감을 쉽게 형성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또 FA컵 주요 경기가 ‘동네 축구’만도 못한 환경 속에서 치러지는 등 최근 지속해서 불거지는 ‘권위 실종’과 맞닿아 리그 구성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AFC에서 하달한 (ACLE 출전권 배분 관련해) MA로 지칭한 게 권한과 권위의 문제느냐”며 “모든 리그 구성원, 축구계 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소한 다음 시즌부터라도 적합한 팀이 출전하고 한국 축구 클럽 위상을 드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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