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쿄=김동영기자] 곽빈(24)이 날았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경기에 선발로 나서 호투를 뽐냈다. “반드시 잘 던지겠다”고 했고, 현실로 만들었다. 국제용 투수가 또 나왔다.

곽빈은 19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결승전 일본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국제무대 선발 데뷔전에서 위력투를 뽐냈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 선발투수 4명을 준비했다. 가장 중요하다고 봤던 호주전에 문동주를 냈고, 예선 일본전에서는 이의리가 나갔다. 대만을 상대로는 원태인이 출격했다. 3명 모두 호투했다.

그리고 결승에서 곽빈 카드를 꺼냈다. 곽빈을 두고 “문동주와 함께 우리 대표팀 우완 최고 에이스다”고 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문동주와 함께 선발 마운드 ‘투톱’이었다.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담 증세로 인해 정상적으로 등판할 수 없었다. 회복은 됐는데, 나갈 기회가 오지 않았다. 결국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금메달은 땄지만, 씁쓸함이 남았다.

이번 대회 각오가 남달랐다. 리그에서 검증은 끝났다. 올시즌 23경기 127.1이닝, 12승 7패 106탈삼진, 평균자책점 2.90을 찍었다. 단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국제무대 검증은 또 별개다. 지난 3월 있었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주춤했다. 불펜으로 2경기에 등판했고, 0.2이닝 1실점-1.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마침내 선발로 출격했다. APBC 결승전에 상대가 일본이었다. 장소도 도쿄돔.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그러나 곽빈은 씩씩하게 자기 공을 뿌렸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뿌렸고,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조합도 좋았다. 경기를 앞7ㅜ고 “일본 타자들 다 대단하다”며 경계했지만, 막상 경기에서는 힘으로 누르다시피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대신 득점권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이 경기 전 ‘실점 억제’를 주문했고, 딱 그렇게 했다.

1회말 후지와라 교타를 중견수 뜬공으로, 고조노 가이토를 2루수 뜬공으로 막았다. 가볍게 투아웃. 모리시타 쇼타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줬으나 마키 슈고를 루킹 삼진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2회말에는 위기가 왔다. 사카쿠라 쇼고를 삼진으로 잡은 후 만나미 츄세이에게 우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를 맞았다.

가도와키 마코토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후 사토 데루아키와 오카바야시 유키에게 연속 볼넷을 줬다. 2사 만루. 후지와라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3회말 선두 고조노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다음 모리시타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고, 선행주자를 잡았다. 병살까지 노렸으나 1루 송구가 조금 높았다.

마키를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사 1루가 됐다. 사카쿠라에게 볼넷을 준 후 만나미에게 유격수 땅볼을 끌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었다.

4회말 첫 타자 가도와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사토 역시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오카바야시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으나, 후지와라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말 고조노를 유격수 직선타로, 모리시타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마키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아 2-1이 됐다. 일본이 분위기를 타는 순간. 그러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사카쿠라를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