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이보다 더 잘 할 수는 없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복식 스페셜리스트’ 서승재(26·삼성생명)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2관왕)에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남자선수, 그리고 시즌 왕중왕까지 오르며 가장 높게 비상했다.

그런 서승재는 최고의 선물을 안고 23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17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짐나지움에서 계속된 2023 BWF 월드투어 파이널 마지막날 남자복식 결승.

세계 6위인 서승재-강민혁(24·이상 삼성생명)은 1위인 중국의 량웨이컹(23)-왕창(22)을 2-1(21-17, 22-20)으로 물리치고 우승하며 상금 21만달러(2억73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날 첫 게임 후반 17-17로 팽팽히 맞선 상황. 긴 랠리 도중 줄이 끊어지자, 서승재는 번개처럼 코트 옆쪽에 있던 여분의 라켓으로 바꾸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 서승재-강민혁은 무려 73회의 랠리 끝에 포인트를 잡으며 18-17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4연속 득점으로 첫 게임을 마무리했다.

둘은 2번째 게임 16-13로 앞선 상황에서 16-20로 역전을 허용했으나 기어코 듀스를 만든 뒤, 내리 두점을 따내며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완성했다.

한국 선수의 시즌 왕중왕전 남자복식 우승은 지난 2014년 이용대-유연성 이후 9년 만이라고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밝혔다.

서승재-강민혁은 지난 1월 량웨이컹-왕창과 인도오픈 4강전에서 처음 맞대결을 벌였고, 0-2(18-21, 19-21)로 진 바 있다. 상대전적 1승1패가 됐다.

서승재-강민혁은 앞서 지난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챔피언에 등극했다. 올해 월드투어 중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호주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서승재는 특히 지난 11일 항저우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갈라 디너에서 ‘올해의 남자선수’의 영예도 안았다. 지난 10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을 뿐, 배드민턴 남자선수로 최고의 한해를 보내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 배드민턴단에 따르면, 서승재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서울 강남의 한 예식장에서 필라테스 강사와 결혼식을 올린다.

이날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세계 2위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가 1위 중국의 첸칭천(25)-지아이판(25)한테 다시 0-2(16-21, 16-21)로 지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둘은 준우승 상금 10만달러(1억3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상대전적에서는 2승5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소희-백하나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도 이들 중국조에 0-2(18-21, 17-21)로 져 금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세계 1위 안세영(21·삼성생명)이 4강전에서 탈락한 여자단식에서는 세계 4위 대만의 타이쯔잉(29)이 우승했다. 그는 결승전에서 5위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30)한테 2-1(12-21, 21-14, 21-18)로 역전승을 거뒀다.

서승재-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이 4강에서 떨어진 혼합복식에서는 세계 1위인 중국의 정쓰웨이(26)-황야총(29)이 우승했다. 결승에서 같은 나라의 펑옌저(22)-황동핑(28)을 2-0(21-11, 21-18)으로 눌렀다.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세계 1위 덴마크의 빅토르 악셀센(29)이 7위 중국의 스위치(27)를 2-0(21-11, 21-12)로 잡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