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국내에서 반려견은 이제 가족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려견을 가족처럼 대하고 교감하는 인구가 무려 1500만명이 넘는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JK필름에서 제작한 영화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소재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매력적으로 엮은 이야기다. ‘그것만이 내 세상’, ‘공조’ 등에서 제작진으로 참여한 김덕민 감독의 데뷔작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우정을 쌓은 배우 윤여정을 비롯해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김윤진, 이현우,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다. 강아지와 함께 다양한 관계가 인연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김덕민 감독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도그데이즈’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에 관계와 성장을 담고 싶었다. 극악한 빌런이 나오는 영웅 서사가 아닌 일상 속 소소한 관계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라며 “19년 동안 조연출을 하다 20년이 되는 해 ‘영웅’을 찍고 있을 때 크리스마스 이브날 윤제균 대표님이 데뷔하라며 ‘도그데이즈’를 선물로 주셨다. 제 인생에 가장 큰 선물”이라고 밝혔다.

◇“오! 나의 윤여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직장인, MZ 세대의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마·아빠까지 다양한 군상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 달라지는 이야기다. 매력적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할리우드가 인정한 윤여정이다.

윤여정은 성공을 거둔 뒤 은퇴한 건축가 여정을 연기한다. 김덕민 감독은 첫 번째 캐스팅으로 윤여정을 염두에 두고 각색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절실한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윤여정 선생님이 흔쾌히 해주시겠다고 했다. 이후에 작품이 탄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윤여정은 “감독님이 대단한 역량이 있어서 선택한 건 아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배우와 조연출로 만났을 때 둘다 별로 취급을 못 받았다. 그때 정이 들어서 ‘덕민이가 데뷔하면 꼭 참여하리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간혹 현장에 준비 안 해오는 감독들이 있다. 현장에서 말을 막 바꾼다. 그러면 배우도 짜증난다. 덕민 감독은 준비를 철저히 해 왔다. 상당히 만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유일하게 흉을 보지 않은 감독이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다. 그는 정말 힘들게 찍었다. 김 감독도 준비성이 철저했고, 인정이 많다. 내가 많은 감독의 흉을 봐 왔는데, 김 감독은 흉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말 안 듣는 강아지, 내가 개가 되는 게 낫다”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통해 맺는 다양한 관계와 갈등,감정공유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옴니버스 형태로 각 군상의 인연이 다양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코미디와 드라마가 주장르다. 이런 장르에서 빼어난 기량을 발휘한 배우는 단연 유해진이다.

유해진은 “제가 워낙 강아지를 좋아한다. 요즘 극악한 작품이 많은데 따뜻하고 귀여운 면이 있다. 나도 귀여운 거 빼면 없는 사람이라 선택했다”면서 “‘전우치’에서는 내가 강아지가 됐는데, 이번에 함께 작업을 해보니 내가 개가 되는 게 낫더라. 강아지들이 말을 엄청 안 들었다.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성화 김윤진, 이현우와 다니엘 헤니도 호흡을 맞춘다. 김서형과 탕준상도 주요 인물들과 적절히 섞인다.

정성화는 “김윤진 선배의 남편 역할을 영광스럽게 맡았다. 이번에 대가들은 신축성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애드리브를 하면 받아주는 게 달랐다. 감독님도 열려있는 분이라서 촬영장 가는 길이 행복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편, ‘도그데이즈’는 설 연휴를 겨냥해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