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배우 김영옥, 나문희가 감동적인 우정을 그렸다.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1961년 성우 1기로 방송계에 입문해 6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김영옥, 나문희가 출연했다.

김영옥, 나문희는 오는 2월 개봉을 앞둔 영화 ‘소풍’으로 호흡을 맞췄다. 유재석은 “‘소풍’으로 부산국제영화제도 다녀오셨다. 두 분이 한복을 입고 레드카펫을 밟은 사진을 봤다”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이 60년이 넘었다는 말에 김영옥은 “1살부터 해도 61세다. 나는 참 좋다. 나문희와 이런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게 이 얼마나 좋은 거냐란 대화를 했다”라고 말했다.

나문희는 “영옥 언니가 터를 다 닦아놨으니까 나는 옆에 앉기만 하면 된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유재석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도 두 분이 나란히 앉아 계시지만. 두 분의 검은 세단이 나란히 주차가 되어 있는 걸 보면서 멋지시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김영옥은 영화 ‘소풍’에 대해 소개하면서 “여기까지 얘기해도 되나. 임영웅 씨가 OST를 불러줬다는데”라고 밝혔다.

유재석은 “김영옥 선생님이 임영웅 씨 빅 팬이시다”라고 말했다. 나문희도 “내가 알기로는 제 1번일 걸”이라고 공감했다.

김영옥은 “OST를 해줬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너무 좋아서 놀랍고 고마웠다. 그 정도니까 영화를 보시면 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나문희는 “할머니가 사는 게 우리쯤 되면 돈도 없지, 일자리도 없다. 바로 그런 역할을 내가 한 거다. 그래서 정말 사실적인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다. 박근형 씨도 가진 건 없고 그런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옥, 나문희는 배우 이전에 유명한 성우였다. 김영옥은 유명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브이’에서 주인공 ‘훈이’ 역할을 맡았다. 유재석은 “힘찬 목소리를 가진 소년 역할을 많이 하셨다”라고 말했다.

나문희는 “소리로 하는 건 주인공을 많이 했다. 미아 패로, 마릴린 먼로, 소피아 로렌 (성우)를 했다. 더빙 작업을 많이 했다. 텔레비전 개국하면서 맨날 마담, 아니면 뚜쟁이 그런 역할을 많이 했다”라고 성우 시절을 떠올렸다.

이날 김영옥, 나문희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김영옥은 자녀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로 “이런 프로그램에서 주책 떨지 말라는 이야기 많이 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옥은 “그리고 예전에는 돈 한 푼 못 받고 연극을 28년 했지만, 대극장에서 할 때는 제대로 대우받으면서 할 때 우리 딸이 와서 보고 너무 칭찬을 하더라. ‘진짜 우리 엄마가 아니면 저렇게 못 했을 걸. 너무 울었다’ 이러면서 얘기했을 때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나문희는 “근데 지금은 애들이 칭찬만 해준다. 이제는 자기들이 엄마다. 나는 자식이고. 내가 쩔쩔매니까 되게 조심스러워한다”라고 전했다.

남편에 대해 나문희는 “학교 선생님이었다. 내게는 백과사전 내지는 선생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아프면서 떨어져 사는 기간일 때 소중함을 느꼈다”라며 “젊은 어머니나 늙은 어머니나 함께 있는 순간이 좋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나문희는 남편이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백과사전이 없어서 허전하다. 날개를 단 것 같기도 하다”라며 그리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서 “영화 ‘소풍’을 잘 해내고 싶었다. 남편을 동생과 자식들에게 맡겨두고 갔다. 촬영 끝나는 날 나가서 운동을 해보라고 전했다. 그날 운동을 하던 중간에 넘어져서 뇌 수술을 했다”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김영옥은 나문희 남편의 장례식에 6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고 해 감탄을 자아냈다. 나문희는 “우리 나이에 어떻게 6시간 동안 장례식에 있을 수 있냐”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영옥은 “나문희를 잘 치켜세워준 사람이라고 알고 있어서”라고 감동을 안겼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