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사법 권력의 정점에 있다 바닥까지 추락한 여성의 복수가 시작된다.
JTBC 새 수목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는 아이를 뺏기고, 친정엄마를 잃고, 전과자가 돼 변호사 자격증까지 박탈당한 뒤 독기를 품은 여성이 이혼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이의 나쁜 배우자를 혼내주는 작품이다. 배우 이지아와 강기영, 오민석, 김선영 등이 출연한다.
13년 전 가수 서태지와 이혼이란 엄청난 굴레를 경험한 적 있는 이지아가 이혼 전문 해결사가 된 김사라를 연기한다. SBS ‘펜트하우스’와 tvN ‘판도라 : 조작된 낙원’ 등 여러 작품에서 남편을 향해 칼을 들었던 이지아는 밝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앞뒤가 다른 나쁜 놈들을 때려잡는다.
이지아는 3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끝내주는 해결사’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복수는 속이 시원하고 후련하다. 이전에는 지능적으로 움직이고 손 안 대고 코를 풀었는데, 김사라는 돌진한다”며 “그런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사라가 나쁜 놈을 아작 내는 시원한 복수가 통쾌하다”고 말했다.
◇“지능 쓰지 않고 돌진하는 해결사, 유쾌하고 통쾌해”
이지아는 드라마에서 우아하고 도도한 도시녀의 이미지를 그려왔다. 반면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극히 털털하고 소탈한 ‘형님미’를 보여줬다. 실제 성격은 남성에 가까울 정도로 시원시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진석 PD는 “도도하고 우아한 이미지와 반대로 이번 작품에선 복수와 열혈을 그려낼 것”이라며 “평소에는 형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이미지 속에서 좌충우돌하고 사건을 무지막지하게 처리하면, 동기준(강기영 분)이 나타나 수습하고 도와준다. 아마 이제껏 본 적 없는 드라마 속 이지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지아는 “이혼 전문 변호사는 있어도 해결사는 현실에 없다. 판타지 히어로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히어로물의 주인공이 돼 고난에 처한 인물을 도와주는 점이 강렬하게 다가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장르물이 늘어나면서 러브라인이 짙은 드라마를 보기 쉽지 않다. ‘끝내주는 해결사’에선 이지아와 강기영의 러브라인이 또 하나의 중심이다. 남편을 향해 복수의 칼만 갈아온 이지아와 코믹한 연기와 더불어 따뜻한 선배 역할을 주로 맡은 강기영은 오랜만에 로맨스를 펼친다.
강기영은 “이지아 덕분에 멜로 갈증을 충분히 해소했다. 지아 누나가 화끈하다. 설레는 눈빛으로 봐야 하는데 잘 못하니까 ‘날 설레는 표정으로 봐. 임마’라고 하더라. 물리적으로 설레는 눈빛으로 본 것 같다”며 “서로 데면데면했는데 애정 신을 함께 하다 보니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개인적으로 설레는 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원제는 ‘헤어져도 괜찮아’, 큰 위로 될 것”
이혼 전문 해결사가 소재라는 점에서 드라마가 이혼관과 결혼관의 방향을 제시하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 이혼이 그리 부끄러운 일이 아니게 된 요즘, ‘끝내주는 해결사’는 이혼이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위로를 전한다.
이지아는 “원제는 ‘헤어져도 괜찮아’였다. 이혼해도 괜찮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혼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행복을 빼앗긴 사람들도 있다. 그런 분들에게 ‘이혼해도 죽지 않는다’는 말을 따뜻하게 하는 드라마”라며 “그런 메시지가 대본 안에 잘 녹여져 있었고, 큰 위로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차례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인생선배만이 할 수 있는 덕담이다.
한편, ‘끝내주는 해결사’는 31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