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투산=김민규 기자] “NC 팬들 모두 겨울 점퍼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결코 설레발이 아니다. 올해 마지막 무대인 한국시리즈(KS)까지 최선을 다해 정진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NC ‘캡틴’ 손아섭(36)의 얘기다. NC는 지난 시즌 큰 전력 누수로 인해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며 ‘다크호스’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게다가 손아섭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했던 ‘창원에서의 가을야구’ 약속을 지켰다.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일(현지시간) NC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리드 파크 에넥스필드에서 만난 손아섭은 “올해는 가장 마지막에 시즌을 마무리하는 팀이 되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손아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NC ‘캡틴’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맏형 박석민(39)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팀의 큰형이 됐다. 지난해 함께 했던 박석민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팀 분위기는 지난해와 똑같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잘 진행하고 있다. 캠프 끝날 때까지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을 수 있도록 잘 이끌어 갈 것”이라며 “제일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박)석민이 형의 빈자리다. 작년에는 석민이형이 캠프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는데 올해는 내가 최고 선배다 보니 묘한 기분이다. 석민이형 역할을 이어받아서 내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지난해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140경기에서 타율 0.339, 5홈런 65타점을 적으며 ‘타격왕’과 최다 안타 1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각종 시상식 ‘단골 손님’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특히 올해는 대업(大業)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름 아닌 KBO 리그 최다 안타 신기록 경신. 현재 리그 최다 안타는 박용택(LG)이 쓴 2504개다. 손아섭은 17시즌 동안 통산 2416안타를 쳤다. 올시즌 89안타를 친다면 2505개로 기록을 갈아치운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4시즌 연속 100안타 이상을 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너무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는 추억으로 묻어두고 올해 더 나은 시즌을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최대한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며 “올해 첫 번째로 144경기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 또 지난해 좋았을 때 느낌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많은 시상식을 다니고 싶다(웃음)”고 활짝 웃으며 “욕심나는 타이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타격왕과 최다 안타다. 지난해 한 번 받아보니 다시 받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최다 안타도 한 번 더 수상하면 우리나라 기록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부상을 조심하면서 하던대로 하면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올해 ‘타격왕’, ‘최다 안타’ 부문 최대 경쟁자는 누굴까. 그는 ‘타격왕’에선 홍창기(LG), 구자욱(삼성)을, ‘최다 안타’는 김혜성(키움)을 꼽았다.
손아섭은 “리그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타이틀을 놓고 경쟁한다고 하면 최다 안타는 김혜성 선수다. 지난해에도 워낙 잘했기 때문이다”며 “타격왕은 홍창기, 구자욱 선수다. 두 선수 모두 전성기를 달리는 선수다 보니 올해도 확실히 상위권에 있을 것 같다. 이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건강하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팬들에게 약속했다. 팬들이 NC 겨울 점퍼를 입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창원에서 가을야구를 보게 해주겠다던 약속은 지켰다. 이번에도 꼭 지키겠다는 각오다.
손아섭은 “매년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 같다. 팬들에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제일 좋겠지만 그것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우리 팀이 야구장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경기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마지막에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니깐 팬들 모두 NC 다이노스몰에 가서 겨울 점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