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윤세호 기자] 속구 구위는 의심할 게 없다. 관건은 속구와 조화를 이룰 결정구, 체인지업이다. 비시즌부터 이를 연마했고 불펜 피칭에서도 꾸준히 던졌다. 그리고 올해들어 처음 타자에 맞선 상황에서도 구사했다. LG 새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33)가 1선발 청신호를 밝혔다.
엔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에서 라이브 피칭에 임했다. 총 25개의 공을 던졌고 속구(포심),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기록했다. 엔스가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구사한 라이브 피칭이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 평균 구속도 147.1㎞로 첫 라이브 피칭임을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라이브 피칭을 마친 후 엔스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만족스럽다. 25개를 던졌고, 첫 라이브였지만 강도와 진행 속도가 경기와 유사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엔스와 호흡을 맞춘 주전 포수 박동원은 “공의 각과 힘이 좋았다.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어서 시즌 동안 좋은 피칭할 수 있을것 같다”고 내다봤다.
염경엽 감독도 엔스의 라이브 피칭에 만족했다. 그는 “페이스가 빨리 올라온것 같은데 회전은 좋았다. 커브, 슬라이더, 커터 각이 나쁘지 않았고 체인지업 구종가치를 올리는것이 중요한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이 던졌다”며 “체인지업 구종 가치와 완성도만 올리면 훨씬 위력적일 것이고 15승 이상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구상이지만 현재로서는 엔스가 내달 18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친선 경기지만 LG는 승리를 바라보고 있고 이를 위한 최선의 카드가 엔스라는 계산이다.
엔스 또한 “샌디에이고에 아는 선수들이 있다. 만일 내가 그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면 재미있고 영광스러울 것이다. 나 역시 그 경기에 나가기를 바란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준급 외국인 투수와 함께 해온 LG다. 그러나 냉정히 돌아보면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시즌 끝까지 완주한 적은 매우 드물다. 2020년부터 사실상 켈리 홀로 자리를 지켰고 다른 한 투수는 부상이나 부진을 겪었다.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에 없거나 고전했다.
작년 한국시리즈 또한 전반기 에이스 아담 플럿코 없이 치렀다. 엔스가 1선발로 완주한다면, 이 또한 LG에는 거대한 전력 상승 효과가 된다.
강한 구위에 건강하기도 한 엔스다. 큰 부상 전력이 없는 만큼 꾸준히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무대가 3월18일 고척돔 샌디에이고전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