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전 세계적인 e스포츠의 인기에 힘입어 게임문화가 대중적인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0세부터 65세 사이 국민 중 약 74%가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하루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 132분, 주말 209분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게임 문화가 대중적인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에 장시간 몰두하다 보면 손목, 팔꿈치, 목 등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통증들은 질환을 알리는 신호인 만큼 간과하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태섭 원장은 “프로게이머뿐만 아니라 취미로 PC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일반인들도 근골격계 통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 도중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시간을 정해 놓고 무리하지 않는 등 특정 자세를 장시간 반복하고 유지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목과 팔꿈치, 구부리면 통증 느껴지는 ‘터널 증후군’
특히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며 반복적으로 마우스를 사용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손목에 쉽게 무리를 줄 수 있다. 또 이를 방치할 경우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힘줄이 붓거나 염증반응이 일어나 공간을 더 차지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신경이 눌려 손 저림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손목 힘줄의 과사용이 원인이다. .
주로 엄지, 검지, 장지 쪽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며, 손이 붓거나 손가락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만약 아픈 쪽 방향으로 손목을 1분 정도 구부렸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손목터널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게임 도중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손가락 저림 증상이 심해진다면 팔꿈치 신경이 눌리는 팔꿈치 터널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질환은 팔꿈치를 과도하게 구부린 채 게임을 이용하는 자세가 반복되면 팔꿈치 관절을 지나는 척골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하게 된다.
팔꿈치 터널 증후군이 생기면 통증과 함께 4~5번째(약지, 새끼) 손가락이 저릿하고 잘 펴지지 않게 된다. 척골신경이 약지 절반과 새끼손가락 움직임에 관여하기 때문인데, 이는 1~3번째 손가락에 통증이 있는 손목터널증후군 증상과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이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게임 시간을 1~2시간 내로 정해놓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게임 중간중간 손목을 가볍게 흔들거나 팔꿈치를 돌리면서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해소해 주는 것이 좋다.
손목과 팔꿈치 통증이 초기라면 휴식과 함께 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주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목과 어깨, 잘못된 자세로 인한 통증 증후군 주의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목과 어깨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목을 앞으로 쭉 빼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거북목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 인한 목 변형으로 본래 C자형이던 만곡이 일자형이나 역C자형으로 변형되는 증상이다. 목의 뒷부분에서 시작해 어깨까지 이어지는 통증과 뻐근함을 유발하며,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돼 두통까지 불러올 수 있다. 또 자칫 방치하면 목 디스크 등 중증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개를 숙이고 게임에 몰두하는 게이머들의 경우 ‘근막동통 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처음에는 목덜미나 어깨 쪽이 결리다가 점점 바늘로 콕콕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지는 질환이다. 어깨나 목덜미 주변 근육에 피로도가 쌓이면서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해져 발생한다.
대부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목과 어깨에 발생하는 근골격계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직을 피하는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좋으며, 목은 살짝 당기고 허리를 곧게 편 채 의자에 깊숙이 앉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평소 목 근육 강화 스트레칭을 틈틈이 하고, 어깨를 돌리는 등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반신욕과 마사지를 통해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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