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친지중에 중년에 접어든 정신과 전문의가 있다. 그는 지난해 차를 구입했는데, 고르고 골라 마지막으로 낙점한게 르노코리아 ‘QM6 LPe’다. 꼼꼼한 성격의 그에게 왜 QM6 LPe를 선택했는지 물어봤다. 한마디로 “무난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조금 더 선택의 이유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우선 디자인에 대해 “차량의 실내외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질리지 않을거 같았다. 투산, 스포티지 등을 놓고 비교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디자인이 깔끔하게 다가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LPG 모델이라 힘이 부족하진 않을까, 또는 충전이 힘들진 않을까하는 의문이 스쳤다. 그는 “제로백은 늦은 편이지만 나는 질주 스타일이 아니다. 양반 스타일의 운전자에게 적합하다. 운전할 때 조용하고 연료비도 적게 든다. 평상시 달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라고 했다.
충전에 대해선 “가스 주유소가 적긴 하지만, 한번 충전하면 오래 쓰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다”라고 했다. 병원에서 진단하듯 QM6 LPe를 산지 1년이 되어가는데 현재까지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차량 전분야에서 중상급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과연 그럴까. 이번에 기자가 ‘QM6 LPe’를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먼저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보니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중형 SUV인 QM6는 이미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며 특유의 조용함과 편안함으로 무장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 그건 판매실적으로 증명한다.
외양은 큰 변화없이 페이스 리프트를 거듭하고 있는데, 크롬 라인이 전체적으로 강화되며 미래지향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모양새다. 후면의 화려한 테일램프는 일자형으로 이 다지인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겠다.
시승을 위해 차량에 탑승해 운전석에 앉았다. 시야는 막힘없이 열려있고,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구성도 편안하다. 인테리어 구성은 전체적으로 손에 익은 장비처럼 편안하다. 센터페시아 양쪽의 손잡이는 조금 어색하다. 손을 잡기엔 위치가 어정쩡하고, 차라리 없는게 공간확보에 도움이 될 듯.
시동을 걸어 출발해 본다. 카드키 모양의 자동차 키가 약간 장난감 같다. 시동후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엔진룸과 실내 하이의 격벽에 설치한 흡음재 효과다. 여기에 전면 윈드실드의 이중접합 유리도 외부 소음을 잡아낸다. 속도를 올려 봤는데, 연료펌프 소음도 감지되지 않는다.
여기엔 특허받은 LPG 탱크 마운팅 기술이 숨어있다. 도넛 모양의 LPG탱크가 스페어타이어 공간으로 이동하며 소음과 안전을 함께 잡았다. 닛산의 기술이 담긴 무단변속기 역시 부드러운 주행을 지원했다. 변속시 충격이 없는 이유다.
차를 몰아 서울에서 태백까지 다녀왔다. 왕복거리는 약 500km. 현재 LPG 가격이 휘발유의 70% 수준이고, 연비는 고속도로에서 10km 이상 나오기에 연비절감 효과를 톡톡히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전후로 달리는데 가속에도 불편함은 없다. 간혹 달릴수록 피로감이 엄습하는 차량이 있는데, QM6 LPe는 그렇지 않다. 서스펜션이 국산차의 유연함과 유럽차의 딱딱함 사이에서 좋은 밸런스를 유지한다.
그 덕에 500km를 완주하면서 크게 피로감을 느끼지 않았다. 독일차의 묵직함은 아니지만, 운행시 출렁거림이 적어 운전이 편했다. 돌아오는 길 진눈깨비가 흩날렸으나 QM6 LPe는 안정감 있게 운전자를 목적지까지 모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