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최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KBO리그에 복귀하면서 프로야구 중계권을 확보한 토종 OTT 티빙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용자 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파죽지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에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도 엿보인다.
6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61만 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583만 명, 1월에는 656만 명을 기록하는 등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12월 구독료를 20% 넘게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그럼에도 국내 OTT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OTT 1위인 넷플릭스조차 지난해 12월 1,306만 명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또한 현재 토종 OTT 1위인 쿠팡플레이와 격차가 줄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월 토종 OTT 중 처음으로 8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지난달 774만 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661만 명인 티빙과는 113만 명 차이로 좁혀졌다.
티빙이 다른 OTT들과 달리 상승세를 보인 데는 여러 배경이 있다. 티빙은 지난 4일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출시했다. 콘텐츠 시청 도중 광고가 노출되는 대신 월 5,5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함이 특징이다.
같은 날에는 KBO와 2024~2026년까지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계약도 맺었다. 1,350억 원을 투자해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다. 티빙은 이번 계약을 통해 뉴미디어 분야 KBO리그 전 경기,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 할 수 있는 사업 권리 등을 보유했다.
이번 계약으로 11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KBO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의 모습을 티빙으로 볼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다양성 확보에 주력했다. ‘환승연애 3’, ‘크라임씬 리턴즈’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화제성을 모으며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이솜, 안재홍의 19금 드라마 ‘LTNS’, 서인국과 박소담의 인생환승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등도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tvN, 티빙,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트리플 흥행을 거둔 ‘내 남편과 결혼해줘’까지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최근 공개된 ‘피라미드 게임’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여고추리반 시즌3’와 전종서, 김무열, 지창욱 등 라인업을 구축한 드라마 ‘우씨왕후’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수많은 OTT들이 생겨남에 따라 각 플랫폼들은 구독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이용자들을 유입하는 것도 좋지만 이탈이 발생하지 않도록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토종 OTT 입장에서 넷플릭스나 디즈니+만큼 콘텐츠 왕국이 되기는 힘들다. 매년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흥행이 불투명한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티빙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762억 원에서 2022년 1,191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눈에 띄는 성장세로 점차 적자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있다.
그런 상황에서 KBO와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스포츠 콘텐츠를 늘려가는 것은 또 다른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