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 기자] 고교시절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던 모습을 프로 무대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했다. 2024 신인 드래프트 투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평가가 잘못된 게 아님을 증명하는 투구였다. KT 신인 우투수 원상현(20)이 개막 로테이션 청신호를 쏘았다.
원상현은 10일 시범경기 수원 LG전에서 47개의 공을 던지며 3이닝 4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했다. 캠프 기간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5선발 후보로 낙점받았는데 시작이 좋다. 조이현, 김민, 이채호와 함께 시범경기에서 로테이션 마지막 자리를 두고 경쟁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원상현이 선두 주자로 치고 나갔다.
그만큼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 최고 구속 150㎞ 속구로 디펜딩 챔피언 LG 타선을 압도했다. 속구 구위만 뛰어난 게 아니었다. 커브 또한 날카로웠다. 당장 1군 기준으로 놓고 봐도 원상현보다 좋은 커브를 던지는 투수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릴리즈포인트부터 공의 회전, 그리고 제구까지 여러모로 뛰어난 커브였다.
KT 구단에 따르면 원상현은 캠프 기간에도 분당회전수(RPM) 3000 내외에 커브를 던졌다고 한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 기준으로 최상급 회전수다. 속구 RPM 또한 2400대로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치고 들어오는 느낌을 준다.
더 놀라운 부분은 운영 능력이었다. 원상현은 3회초 오지환과 승부에서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커브를 던져 삼진을 만들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슬라이더로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 3회 오지환과 두 번째 승부에서는 스탠딩 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후 원상현은 당시 순간에 대해 “상대 선발 투수인 임찬규 선배님의 투구를 유심히 봤다. 임찬규 선배님도 커브가 좋은 투수인데 커브로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공략하시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커브를 위에 던졌고 그게 잘 통했다”고 밝혔다.
보통 신인은 프로 첫 무대에서 극도의 긴장과 마주하며 공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 원상현도 처음에는 그랬다.

그는 “사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떨렸다. 숙소에서 야구장까지 걸어오는데 ‘어떡하지’ 생각만 했다”며 “1회 마운드에 오르는데 계속 공이 손에서 빠지더라. ‘큰일 났다’ 생각했는데 장성우 선배님이 도와주셨다. 너무 코너로 던지지 말고 그냥 존에만 넣으라고 해주셨고 그 덕분에 내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목표는 당연히 개막 5인 로테이션 합류. 더불어 함께 프로에 입단한 신인 투수들과 선의의 경쟁이다. 원상현은 “개막 엔트리에 꼭 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황)준서와 (김)택연이, (전)준표와 함께 프로에서 잘하고 싶다. 어제 세 투수가 던지는 것을 찾아봤는데 자극이 많이 됐다. 함께 프로에 들어온 친구들과 다 같이 잘해서 즐겁게 경쟁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원상현은 자신의 구위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부산고 시절 속구는 2300~2400 RPM, 커브는 3000 RPM이 넘었다고 말한 그는 “솔직히 커브는 정말 자신이 있다. 다른 구종은 몰라도 함께 입단한 신인 중 커브는 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당찬 슈퍼루키 탄생을 예고했다. bng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