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글로벌 스타 출연이 시청률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출연자로 화제성을 잡더라도 프로그램의 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렇다.
지난 달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예능 프로그램 ‘아파트404’의 시청률이 하락 추세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된 ‘아파트404’ 3회는 1.7%의 전국 시청률(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2회 시청률 2.1%보다 0.4% 하락한 수치다. 1회 시청률이 2.7%로 출발한 것을 떠올리면 큰 감소폭이다.
첫 방송 때만 해도 기대가 높았다. ‘아파트404’는 블랙핑크 제니가 지난 2018년 SBS 예능 ‘미추리8-1000’ 이후 약 5년 만에 고정 출연한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았다. 제니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MC 유재석, ‘런닝맨’ 정철민 PD와 재회했다. 그 밖에도 추리극에 몰입을 높여줄 차태현, 오나라와 웃음을 책임질 양세찬, 디즈니+ ‘무빙’으로 주가를 올린 이정하의 조합은 예능 드림팀이라 불릴 만했다.
‘아파트404’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시공간 초월 실화 추리극이라는 신선함을 예고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기존 예능의 포맷을 차용해 식상함이 진하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SBS ‘런닝맨’과 tvN ‘식스센스’의 향기를 지울 수 없다.
주 시청 타깃도 다소 애매했다. TV, 선풍기 등 오래된 집안 물건과 복고풍 이야기 소재를 선보인 것은 어르신들에게 향수를 자극했다. 하지만 제니, 이정하 등 젊은 출연자를 보려는 MZ 세대에게 이러한 소재가 얼마나 공감을 일으켰을지는 의문이다.
제니는 ‘아파트404’에서 그 시절 스타들의 패션을 재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98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났던 1회에서는 분홍색 머리띠를 착용하고 SBS 드라마 ‘토마토’(1999) 속 김희선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2회에서는 1980년대를 다룬 영화 ‘써니’ 속 청순한 민효린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리고 3회에서는 핸드폰 광고 속 이효리로 변신해 세기말 감성을 뽐냈다.
하지만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매력을 보이지 못했다. 거침없이 망가지며 예능감을 선보이는 아이돌 출연자들을 떠올려 보면 제니의 ‘젠탐정’으로서 활약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독보적인 화제성을 자랑하는 제니에 시선이 쏠려 추리극에 제대로 몰입하기 힘들다는 평도 있다.
정철민 PD는 서로 호흡이 잘 맞는 출연자 조합으로 재미를 끌어올린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는 유재석, 차태현, 오나라의 ‘유가네’와 양세찬, 제니, 이정하의 ‘양가네’로 팀을 나눠 추리를 펼친 것을 빼면 두드러진 케미는 보이지 않았다. 총 12부작인 만큼 남은 회차 동안 ‘노잼’ 딱지를 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