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사과 도매가격이 1년 새 2배 넘게 뛰어오르면서 사상 최대 가격을 기록했다. 이에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소매가도 치솟고 있다.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은 전년대비 30% 이상 올랐다. ‘금사과’라 불리며 소비자 부담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을 찾아 나서는 형국이 됐다. 이에 지난 16일 직접 마트 3사(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를 찾아 가장 싸게 판매되는 사과 품목을 찾아봤다.
◇ 사과,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은? 이마트 vs 홈플러스
지난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500원으로 1년 전보다 123.4%나 올랐다.
사과 도매가격은 올해 1월 17일(9만740원)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돌파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 9만452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이후 9만원 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달 6일(9만1120원)부터는 9만원 선을 계속 웃도는 중이다.
이에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 역시 꽤 올랐다.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은 이날 3만105원으로 1년 전 대비 30.5% 올랐다. 평년보다 32.3% 높다.
지난 16일 가장 저렴하게 판매되는 사과 품목을 찾기 위해 방문한 마트3사 과일 매대에는 사과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각 대형마트는 모양이 좋지 않거나 크기가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를 싸게 팔기도 했다.
대형마트 3사 모두 찾아본 결과 가장 싼 곳은 비회원가 기준 ‘이마트’였다. ‘자연주의 저탄소인증 사과(5~6입/봉)가 1만39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그런데 각 마트에서 시행 중인 포인트, 행사가 등을 적용하면 가격 변동이 생긴다. 회원가 기준 가장 저렴한 곳은 ‘홈플러스’였다.
홈플러스에선 회원가로 ‘12Brix 맛난이 사과 국내산/4~7입/봉’을 9490원에 판매 중이다. 행사 기간은 오는 20일까지이며, 비회원가는 1만4490원이다.
롯데마트에서 판매 중인 ‘문경상생사과 1.8kg’도 비교적 저렴하다. 17일까지 행사를 진행했는데, 비회원가로는 1만3980원이나 회원가 적용시 9786원이다. 오는 20일까지 행사 중인 ‘사과 3KG’ 품목은 비회원가 3만800원, 회원가 2만1560원으로 대폭 할인해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이외에도 회원가 기준 ‘파머스픽 당도선별사과 5~6입/봉’ 1만2240원, ‘보조개 청송사과/봉지’도 1만5120원에 판매 중이었다. (※신세계 포인트 카드 적립 시 ‘농식품부 할인 지원가’ 자동 적용)
홈플러스 또한 회원가 기준 ‘12Brix 유명산지 부사사과 4~6입’ 1만2792원, ‘14Brix 고당도 사과 1.2kg’ 1만3592원에 판매하고 있다.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각 마트 회원가를 활용하길 추천한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기상재해 여파로 사과 생산량이 30% 감소해 가격은 올랐으나 정부 할인 지원에 소비는 그만큼 줄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대형마트는 이달 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사과 매출은 3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트 관계자는 “배는 평소 잘 먹지 않지만, 사과는 늘 많이 찾아 문제인 것”이라면서 “사과 판매는 10% 정도 줄었지만, 가격이 올라 매출이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과는 꾸준히 매출이 나오는 품목으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행사 품목인 ‘못난이 사과’가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 ‘금사과’ 초비상 걸렸는데, 정부는?
사과 등 농산물 물가 급등으로 초비상이 걸린 정부가 예산을 대폭 늘려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하락 전환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사과는 병해충 검역 때문에 수입이 막혀 햇사과가 나올 때까지 저장물량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책안을 내놓고 있지만, 사과 등 농산물 가격 안정의 구체적인 목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사과는 햇사과가 나오는 7월 말까지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떨어뜨릴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분석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사과를 수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검역 협상이 오래 걸려 올해 당장 수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는 참외와 딸기, 토마토 등 과채류 공급이 늘어나면 과일 수요가 분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날씨 때문에 공급이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 사과 이외에 오렌지, 체리, 바나 등의 품목이 대체제가 되긴 어렵다.
정부는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과일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망고, 자몽 등 6종에 무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만다린과 두리안 관세는 각각 10%와 5%로 낮춰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과일 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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