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북한이 일본에 홈경기 개최 불가를 통보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은 21일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이 오는 26일 예정됐던 북한 평양 원정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고조 회장에 따르면 북한축구협회는 보도가 난 당일 오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 평양 홈경기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달 초 AFC는 현지 시찰에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예상하지 못한 사태다. 일다 평양 경기 취소로 22일 출국할 예정이었던 일본 선수단은 일본에 머물게 됐다.

고조 회장은 “어디로 출발해도 좋은지 모르겠다”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답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AFC는 북한의 책임 아래 중립지에서 경기를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 다만 경기가 일주일 채 남지 않은 기간, 현실적으로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다. 북한은 일본에서 4차전을 개최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일본축구협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만약 대체 장소가 정해지지 않으면 일본의 부전승 가능성도 있다. 전대미문의 사태 속 일본의 부전승 가능성이 높아지자 ‘오히려 잘 됐다’는 현지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이자 J리그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가네다 노부토시는 “결국 희생하는 건 선수들이다.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데 변수가 닥쳤다. 제멋대로인게 좋은 것인가”라면서 “결정할 수 없다면 부전승도 오히려 좋다”고 이야기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대표팀 감독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준비를 할 뿐이다.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경기를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피로가 쌓인 선수들의 회복과 컨디션에 초점을 맞춰 다음 경기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한 두번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치러진 북한과 일본 간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예선 1차전 경기 장소는 원래 평양 김일성경기장으로 예고됐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제다로 바뀐 적이 있다.

한편 일본은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0 진땀승을 거뒀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