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K팝 아이돌을 향한 극단적 팬심이 야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프로야구 시즌 개막일인 지난 23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매진됐다.
경기 전 시구와 시타는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인 보이그룹 투어스 신유와 도훈이 맡았다. 시구시타를 마친 멤버들은 3루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일부 극성팬들은 멤버들을 촬영하기 위해 스카이박스 앞, 3루 응원지정석 통로를 가로막고 망원렌즈를 장착한 대포카메라를 들이댔다.
이날 3루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A씨(경기도 거주)는 “보안요원들이 막아도 일부팬들이 막무가내로 사진을 찍었다. 보안요원들이 고생이 많았다”며 “팬들 때문에 3루 일부 관객들이 응원하는건 물론 이동까지 무리가 있었다. 안전이 걱정될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한 극성팬은 지하 실내 불펜장에서 시구연습하는 투어스의 모습을 몰래 촬영해 자신의 개인채널에 게시하기도 했다. 외부와 분리된 장소인데도 팬이 촬영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누리꾼들은 SSG랜더스의 보안 문제를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SSG 구단도 많이 놀란 거 같다. 시설 내부에 침입한 사람이 있겠냐”는 반응을 남겼다.
K팝 극성아이돌 팬덤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잼버리스카우트대회 폐막식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각종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잼버리 단복을 구한다는 글이 게재돼 논란을 일으켰다.
반면 가수 임영웅의 팬덤 ‘영웅시대’는 모범적인 관람 문화로 가요 팬은 물론 스포츠 팬들에게도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영웅시대’는 지난해 4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대구FC의 K리그 경기에서 임영웅이 시축자로 나서자 드레스코드에서 하늘색을 제외했다. 하늘색은 임영웅을 상징하는 색이지만 대구FC의 상징이기도 하다. 홈팀인 FC서울을 배려한 것이다.
영웅시대 측은 “축구 팬덤의 또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지켜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해 남다른 품격을 보였다.willow6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