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견적’이 딱 나왔다. 상대 선발이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달려들 이유가 없었다. 공만 잘 봐도 공짜로 베이스에 나갈 수 있다. LG가 눈으로 KT를 잡았다. 위닝시리즈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와 경기에서 초반 KT 선발 김민을 무너뜨리며 16-7의 승리를 거뒀다.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추가점을 내며 웃었다.

1~2회부터 앞섰다. 각각 3점씩 냈다. 순식간에 6-0이 됐다. KT 김민은 1이닝 3안타 6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3실점 후 2회 무사 만루에서 내려왔다. 이선우가 추가 3실점 하며 김민의 최종 실점이 6점이 됐다.

김민은 이날 시즌 첫 등판이다. 고영표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체 선발로 나왔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긴장한 듯 제구가 안 됐다. 스트라이크 26개, 볼 31개를 기록했다.

LG 타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간단했다. 존에 들어오면 때렸다. 1회초 홍창기-박해민-김현수의 연속 3안타가 그렇게 나왔다. 2-0 리드.

존 바깥이라면 칠 이유가 없다. 그냥 보면 된다. 2-0에서 문보경과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문성주의 땅볼로 1점 추가, 3-0이 됐다.

2회말에는 홍창기-박해민-김현수가 6구-5구-5구 승부로 볼넷을 뽑았다. 순식간에 무사 만루. 김민이 강판됐다. 바뀐 투수 이선우를 상대로 내야 안타, 희생플라이, 적시타를 통해 3점을 더 뽑았다.

경기 전까지 LG는 팀 볼넷 59개로 리그 공동 1위다. 이날 2이닝 만에 볼넷 6개를 뽑는 등 총 13볼넷 경기를 치렀다. 두 번째 투수 이선우에게도 4볼넷을 얻었다. 이렇게 출루 잘하는데 지기도 어렵다.

숫자로 나온다. 시즌 LG 타자들은 타석당 투구수 3.9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3.9개는 딱 리그 평균이다. 공을 많이 보는 팀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은 선발 김민을 상대로 4.8개를 봤다. 6볼넷 때는 평균 6.3개 던지게 했다.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아쉽기는 하다. 최원태가 5이닝 4실점으로 살짝 주춤했다. 6회 올라온 젊은 필승조 이지강이 0.1이닝 3안타(1홈런) 1볼넷 3실점으로 삐끗했다. 박명근도 0.1이닝 1안타로 승계주자 1실점이다.

그래도 타선이 만든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김진성, 윤호솔 등이 올라와 KT 타선을 막았다. 그 사이 문보경의 3점포가 터지는 등 더 달아났다. 결과적으로 넉넉한 LG의 승리다. 1패 후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다.

단순히 ‘잘 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결국 ‘잘 봐야’ 다른 것도 가능하다. 이날 LG가 볼넷 12개로 확실히 보여줬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