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타격기계’ 김현수(36·LG)가 2024시즌 완전히 돌아왔다. 지난해 부진은 잊어도 될 듯하다. 2년 만에 100타점 시즌도 보인다. ‘2연패’로 가는 길을 열고자 한다.
올시즌 김현수는 14경기에서 타율 0.333, 2홈런 11타점, OPS 0.929를 만들고 있다. 시즌 21홈런 113타점 페이스다. 종합공격지표인 wRC+(조정득점생산력)은 149.7로 리그 전체 15위다. 유지할 수 있다면 2020년(150.4) 이후 최고 수치다.
만족은 없다. “개인적으로도, 팀으로 봐도 작년보다 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 부분은 괜찮다”면서도 “다른 팀들이 잘한다. 나와 팀 모두 더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살짝 부진했다. 133경기, 타율 0.293, 6홈런 88타점, OPS 0.747을 기록했다. 김현수가 OPS 0.800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12년(0.740) 이후 처음이다. 비시즌 독하게 준비했다.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살이 쏙 빠진 김현수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현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소홀히 준비한 적은 없다. 올해 티가 많이 날 뿐이다. 몸무게에 큰 차이는 없다. 체지방이 많이 빠졌다”고 짚었다.
이어 “작년에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유독 올해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다.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지만, 작년에 허리 부상 후 웨이트를 제대로 못 하면서 근육이 줄었다. 내 몸을 오롯이 유지하지 못했다. 내 불찰이다”고 돌아봤다.
준비한 결과가 나온다. 찍히는 숫자가 달라졌다. 특히 타점이 많아졌다는 점이 반갑다. 7일 잠실 KT전에서 3안타 4타점을 쐈다. 가치가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하지만, 결국 누군가 타점을 생산해야 팀 점수가 올라간다.
김현수는 “타점 많이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다”며 웃은 후 “확실히 우리 테이블 세터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새삼 느낀다.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날 1번 홍창기가 3안타 2볼넷, 2번 박해민이 2안타 3볼넷이다. 나란히 5출루씩. 김현수 앞에서 밥상을 제대로 차렸다. 김현수가 꼬박꼬박 홈으로 불렀다.
이날만 그런 것도 아니다. 홍창기는 시즌 타율 0.346에 출루율은 무려 0.500이다. 박해민도 타율 0.271에 출루율 0.343으로 나쁘지 않다. 이들이 나가면 김현수가 불러들인다. LG가 원하는 그림이 나오고 있다. 2022년 106타점 이후 2년 만에 다시 100타점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건강한’ 김현수는 역시나 무섭다. 다음은 LG의 2연패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목표는 정규시즌 우승이다.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규시즌 1위를 해야 한다. 뚜렷한 목표는 있어야 하는 법이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도 안다. 리더답게 선수들에게도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 모두 노력하고 있다. 다들 알고 있다. 지키는 건 항상 힘들다. 그래서 선수들 모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