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최근 몇 년간 K드라마, K푸드, K뷰티 등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필수소비재인 식음료와 화장품이 두각을 보이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1분기 영업이익·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저조했던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3조149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성장했다.

K콘텐츠 인기에 올라탄 한국 화장품 제품 경쟁력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해 반등에 이어 올 1분기 역대 실적을 기록하며 줄줄이 고성장 중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섹터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며,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 화장품, 반등 성공…우려보다는 양호

미국, 일본, 동남아 등 비중국 지역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보이며, 화장품주도 모처럼 들썩이고 있다. 특히 한국 인디 브랜드 화장품을 다품종 소량으로 직매입하여 수출하는 실리콘투, OEM·ODM 화장품 회사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주가도 강세를 보이며 안정적 흐름을 취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높아졌다”며 “특히 실리콘투는 당사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투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499억원, 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8.4%, 297.1%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2024년 실리콘투의 미국 외 지역 매출은 전년대비 102% 증가, 이중에서 네덜란드 매출은 311% 증가할 걸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한국콜마도 1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콜마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7.8% 높은 5748억원, 영업이익은 168.9% 증가한 324억 원을 거뒀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올해 상위 고객사들의 해외 매출 확대로 국내 영업이익이 17% 증가하고, HK이노엔 영업이익도 케이캡 계약 구조 변경에 따른 수수료 감소 효과로 50% 늘어날 것”이라며 “연우 영업이익도 미국 수출 호조 등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맥스도 활짝 웃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맥스는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30.6% 증가한 매출 5268억원을 기록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한국은 30%, 중국 29%, 미국 43%, 인도네시아 26%, 태국 87% 성장했다”며 “일본이나 동남아 주요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코스맥스가 제조하는 색조 제품들이 시장 입지를 넓혀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 어두웠던 중국 업황도 회복…대형주도 웃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도 강세다. 중저가 브랜드부터 대형 브랜드까지 대체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브이티의 최대 실적 기록이 돋보인다. 브이티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018억원, 영업이익은 3776% 증가한 24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히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499% 증가한 651억원, 영업이익은 1274% 늘어난 214억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력 제품인 ‘리들샷’이 일본에 이어 국내까지 잘 팔린 것이 호실적의 주된 요인이다. 리들샷 비중이 56%에 도달하는 등 제품 집중도를 극대화하면서 영업이익률이 33%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브이티의 2024년 실적은 연결 기준 4700억원(전년 대비 61% 증가), 영업이익 1157억원(154% 증가)으로 전망한다”며 “일본 오프라인, 국내, 동남아·미국·유럽 확산 등이 이어지며 성장 모멘텀이 가장 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지난해 중국 시장 침체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대형주도 반등에 성공했다. 화장품 섹터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 개선되며 이들도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아모레퍼시픽 종가는 전일대비 7400원 오른 17만6400원으로 마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화장품 수요 회복으로 중국 내 아모레퍼시픽의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 법인의 적자 감소세는 2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구매와 현지 판매사의 재고 확보가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1조7287억원,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151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화장품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7409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631억원을 기록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중국 수요 회복에 따라 이익 안정성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국내 채널 육성, 비중국의 성장 동력 확보에 따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K뷰티 트렌드에 따른 국내 화장품 업계 호실적 전망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섹터의 주가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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