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첫인상은 또 한 명의 대주자였다. 그런데 코칭스태프가 거는 기대는 훨씬 크다. 공수주가 두루 뛰어난 외야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LG 3년차 외야수 최원영(21)의 고속 승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한 번에 사령탑 눈을 사로잡았다.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으나 2군에서 추천을 받았고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결정적인 순간 대주자로 득점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주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 플레이 하나하나에 간절함이 묻어나왔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야구하는 스타일이 좋다. 정말 죽기 살기로 한다. 이런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육성 선수라 5월에 1군 등록이 가능하다. 5월이 되면 바로 등록시켜서 올릴 것이다. 대주자 최승민의 좋은 경쟁자가 나타났다. 최승민이 대주자로만 있으면 경기 감각이 떨어지니까 그때 최원영을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예고한 대로 최원영은 지난 1일 등록선수로 전환돼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등번호도 118번에서 38번으로 바뀌었다. NC를 상대한 1군 데뷔전부터 안타를 터뜨렸다. 실전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경기 전 훈련을 통해 잠재력을 테스트받고 있다.

염 감독은 “최원영은 당장 대주자는 물론 대수비도 된다. 박해민에게 휴식을 줘야 할 때 최원영이 중견수를 볼 수 있다. 타격도 괜찮다. 계속 경험을 쌓으면 타격도 잘할 것이다. 미래 중견수로 키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얼핏 보면 깜짝 카드다. 하지만 최원영을 예전부터 지켜본 이들은 최원영의 빠른 승진이 놀랍지 않다. 2021년 부산고 3학년 시절 고교 무대 최고 외야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차명석 단장은 “드래프트 당시 박계원 부산고 감독님께서 최원영은 적어도 2라운드에서 뽑힐 줄 알았다고 했다. 6라운드에서 뽑힐 줄은 몰랐다더라”며 “아무래도 체구가 작아서 뒤에 뽑힌 것 같은데 우리한테는 좋은 일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박계원 감독님도 뒤에 지명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성공을 자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 단장은 “키가 작아도 얼마든지 좋은 중견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수빈이 활약하는 것처럼 최원영도 잘할 수 있다. 군대도 이미 갔다 왔다. 지금 구단이 신경 쓰며 키우는 선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맡은 역할은 대주자·대수비. 그런데 LG에서 대주자는 결코 역할이 작지 않다. 한 시즌 팀의 3, 4승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최승민이 그랬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문 대주자가 필요한 LG 유니폼을 입었다. LG 이적 후 경기 후반 승패와 직결되는 도루를 시도했다.

그만큼 부담도 될 수 있다. 그래서 유심히 자세를 지켜봤다. 간절한 만큼 집중력이 높았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승민이 14번의 도루 시도에서 8번만 성공하며 고전하는 사이 최원영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하나씩 임무를 완수하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연스레 커진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