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OK금융그룹의 세터 곽명우(33)가 구단에 ‘임의해지’를 신청해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다.

OK금융그룹은 5일 “곽명우가 구단에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라고 임의해지 신청을 한 상태”라며 “구단은 한국배구연맹에 공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 등록 규정 제15조 [임의해지 선수의 등록] 2항에 따르면 임의해지 선수의 선수 복귀는 공시일로부터 1개월이 경과해야 하며, 공시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는 다른 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동시에 해지 당시의 소속 구단과만 선수계약을 체결해 복귀할 수 있다. 1991년생으로 만 33세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은퇴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곽명우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40시간의 가정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은 곽명우에 대한 1심 판결은 지난해 9월, 2심 판결은 올해 5월에 나왔다. 곽명우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여기에 5월 재판을 통해 2021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고도 구단에 숨긴 사실까지 뒤늦게 드러났다.

OK금융그룹은 4월19일 현대캐피탈에 세터 곽명우를 내주고, 미들블로커 차영석과 2024~202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OK금융그룹에 따르면 트레이드 발표 3일 후 현대캐피탈 배구단에 곽명우에 관한 제보가 들어왔고, 현대캐피탈은 4월25일 곽명우, OK금융그룹 관계자와 만나 사건에 관해 물었다. 이날 곽명우는 재판 사실과 2심이 나온다고 털어놨다. 현대캐피탈은 트레이드 거부 의사를 밝혔고, 양 팀은 연맹에 트레이드 공시 철회를 요청했다.

연맹은 지난달 3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곽명우에 자격 정지 1년 징계를 내렸다.

OK금융그룹은 “곽명우 선수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배구단과 V리그를 사랑해주시는 배구 팬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안겨드리고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믿음으로 성원해주신 배구 팬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과문을 남겼다. 이어 “구단은 팬 여러분들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행동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자 곽명우 선수의 잔여 급여 약 4000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이를 연고지 배구 발전을 위해 쓰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