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닮은 듯 다르다. 여행 유튜버 곽튜브와 ‘예능치트키’ 기안84가 여행 콘텐츠로 맞붙는다. ‘프로여행러’ 곽튜브와 ‘날 것’의 매력이 돋보이는 기안84가 같은 소재로 보여줄 다른 매력에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곽튜브는 김태호 PD가 연출한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에 이어 EBS-ENA 공동기획 ‘세계기사식당2’에 출연하며 ‘여행 예능 전문인’으로서 면모를 뽐내고 있다. 약 200만 구독자를 보유한 곽튜브는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여행과 음식 콘텐츠를 보여줬다. 풍부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빠른 현지 적응력이 곽튜브가 가진 강점이다.
우즈베키스탄 로컬 여행으로 포문을 연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2’는 첫방송부터 곽튜브의 ‘프로여행러’ 면모가 부각됐다. 곽튜브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 운전기사와 현지어로 요금 흥정을 벌였다. 바가지요금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했던 기존 여행 프로그램과 사뭇 달랐다. 이에 택시들끼리 다투는 시트콤 같은 모습도 연출됐다.
‘세계기사식당2’를 연출한 송준섭 EBS PD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은 현지에서 덤터기 쓰지 말라는 의도로 본인이 직접 보여준 것”이라며 “콘텐츠 기획자 출신이자 여행 유튜버로서 시청자들이 어떤 부분에 대리만족할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구마불2’에서 호흡을 맞춘 김태호 PD 역시 “어떤 장면이 방송에 적합할지 보는 촉이 확실히 좋다”며 “다른 연예인과도 잘 어우러져서 예능적인 재미를 주는 게 있다”고 곽튜브를 칭찬했다.
기안84는 꼼꼼한 곽튜브와 달리 생생한 ‘날것’ 그대로를 보여준다. 시즌3까지 방송된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는 기안84의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기안84에게 준비란 없다. 시즌2에서는 출국 3시간 전, 옷만 챙겨 인도로 떠났다. 현지에서 마사지를 받는 장면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기안84가 “하우 머치(얼마냐)?”라고 묻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곽튜브가 철두철미한 준비성으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기안84가 무방비로 당하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태계일주’를 연출한 김지우 MBC PD는 “지금은 날것을 지향하는 여행 예능이 많아졌지만, 기안84가 현지에서 겪는 상황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 우리 프로그램과 결이 맞았다”며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들여다보고 그들처럼 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모습이 여행 예능에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갠지스 강물을 마신 장면은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위생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물을 마셔야 하는 상황을 피하지 않은 기안84의 진정성에 찬사가 쏟아졌다. 기안84는 이 ‘최고의 1분’ 장면으로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8월에는 ‘태계일주’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로 변주를 꾀한다. 가수에 도전하는 기안84가 배우 유태오와 함께하는 ‘로드무비’ 형식이다. 낯선 조합처럼 보이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뭉쳤다. 유태오는 지난 2021년 싱글 앨범 ‘오버웰밍’(Overwhelming)을 발매한 바 있다.
김 PD는“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다는 기안84의 바람에 의해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음악일주’를 기획했다”며 “조만간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기안84는 여행객들을 맞는 민박 주인에도 도전한다. JTBC ‘효리네 민박’을 연출한 정효민PD와 손잡고 론칭하는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이다. 울릉도에 마련한 숙소에서 기안84식으로 여행객들을 보살핀다. 이 달 민박객을 모집해 7~8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