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하고 편안하다. 그리고 섬세하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감성과 감각에 잘 맞는 외제차라고 첫 손에 꼽을만 하다.
S90 B6 AWD 얼티메이트는 볼보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5090mm의 이르는 긴 전장, 306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는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한다.
내외부에서 넉넉한 여유가 묻어난다. 2열 공간도 한층 늘어나며 동승자의 만족도를 높인다.
승차감은 편안하다.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아 도시 외곽을 달리며 새삼 느낀다.
푹신한 침대 같은 편안함은 아니다. 세미 버킷 타입의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나파 천연가죽 시트는 적당한 탄성으로 몸을 감싼다. 눈앞의 충분한 시야도 운전자의 마음을 가라앉힌다.
시동을 걸어 가속페달에 발을 얹으면 볼보 특유의 떨림이 있다. 발바닥에서부터 차량의 웅웅거림이 타고 올라온다. 원하는 만큼 질주할 수 있으니 맘껏 밟으라는 신호처럼 다가온다.
편안함은 차량의 미세한 떨림이 아닌, 차와 운전자의 싱크로율에서 온다.
과하지 않게 필요한 만큼 정리된 시스템도 직관적이다. 품고 있는 기능은 다채롭지만 손쉽게 작동할 수 있다. 깔끔한 대시보드와 책장의 책을 펼친듯한 디스플레이, 그리고 빛나는 크리스털 노브도 손에 착 감긴다.
최근 출시한 차량은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경쟁하듯 장착하고 출시되는데, 사운드와 음성인식 만큼은 볼보에 높은 점수를 준다. 필자의 발음을 장담할 순 없지만, 볼보가 가장 잘 알아들었다. 스마트한 비서가 동석한 기분이 들게 한다.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 또한 동급 차량에 비해 별 하나를 더 주고 싶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마치 극장에 온 것처럼 입체적 음향을 뿜어낸다.
볼보 S90은 SUV인 XC90과 XC60과 비교해, 운동성이 더 뛰어나다. 세단인 이유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순발력 있게 반응한다.
공차 중량 1970kg으로 나름 거구지만, 가속은 민첩하다. 아스팔트 바닥을 움켜쥐고 달리는 감각을 전한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10kW(약 14마력, 4.1kg·m) 출력은 최고 300마력과 42.8kg.m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48V 고전압 모터가 출력을 더 하며 부드럽고 빠른 반응을 만들어낸다. 파워트레인은 일상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주행 능력을 선보인다.
복합연비는 10.2km/ℓ이며 이는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인간 중심의 섬세함은 볼보가 내세우는 주요 장점이다. 차선유지와 긴급제동, 앞차와의 거리유지와 같은 기능은 기본 적용이다.
그 외 공기청정 기능이 돋보인다. 유해한 PM 2.5 입자를 95%까지 걸러내며 실내를 정화한다.
단점을 굳이 찾으면, 2열의 가운데 헤드레스트가 리어뷰미러의 ‘시야를 꽤 가린다’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