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월드와이드핸섬’ 가이가 성화를 들고 뛰었다. 그룹 방탄소단 (BTS) 맏형 진이 성화 봉송으로 파리를 밝혔다.

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섰다. 오후 8시께 파리 시내 성화 봉송 루브르 구간에서 첫 번째 봉송 주자로 나서 자신이 맡은 구간을 소화했다.

루브르 앞은 성화 봉송을 하는 진을 보기 위한 현지 ‘파리지앵’ 아미(ARMY)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한국인 팬들은 태극기를 준비하기도 했다. 진이 모습을 드러내자 아미들은 “김석진”을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고 진은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인근 리볼리 가로 이동한 진은 성화를 넘겨받은 뒤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 앞까지 다시 행진했다.

K팝 스타가 하계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는 건 처음이다. 진의 성화 봉송 참여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와의 인연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10년 동안 ‘스스로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해온 점 등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진은 성화 봉송이 끝난 뒤 소속사 하이브를 통해 “성화 봉송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며 “성화 봉송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아미 여러분과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로 아미들에게 공을 돌렸다.

진이 성화봉송에 나서면서 진이 속한 방탄소년단의 ‘국위선양’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로서 입지를 다져온 방탄소년단은 두 차례의 UN 총회 연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이어온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 등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고 있다.

진에 앞서 멤버 정국은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개막전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정국은 ‘드리머스’를 열창, 혼자서도 큰 무대를 꽉 채우는 독보적인 존재감과 자신감 넘치는 장악력을 보여줬다. 이 장면은 미국 방송 매체 ‘CNN 스포츠’의 ‘2022년 월드컵 베스트 포토’에 선정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에서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고 메이저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때마다 병역법과 병역특례가 소환되곤 했다. 국위선양을 이유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병역 특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멤버들은 떳떳하고 당당하게 국가의 부름을 받아들였다.

방탄소년단의 입대 후에도 순수예술과 달리 대중예술인에게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병역특례혜택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병역법 개정안을 놓고 수년째 시끄러운 상황 속 멤버들은 특급전사를 따 조기 진급하거나 신병교육 수료식에서 최우수 표창을 받는 등 군 생활도 모범적으로 임하며 군에서나 밖에서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군 공백기는 곧 국가적 손해’란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전역하자마자 성화 봉송과 같은 국제적인 행사에 국가 대표로 참석하는 등 K팝을 대표하는 그룹으로서 위상을 증명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