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몰아가는 선 넘은 방송 ‘비판’…BJ 통장 보고 ‘감탄’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인터넷 방송 BJ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들의 억대 수익에는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프리카TV 운영사 숲(전 아프리카TV)이 공개한 ‘2023 ESG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TV BJ의 ‘스트리머 분배금(별풍선 수수료, 구독료 등)이 전년 대비 22.7% 증가한 4761억 원으로 조사됐다.
별풍선은 1개당 110원인 현금성 아이템으로, 아프리카TV와 BJ가 약 3대7 비율로 가져가는 구조다. 인기 BJ의 월수입이 단숨에 억 단위를 찍을 수 있는 이유다.
걸그룹 ‘크레용팝’ 출신 BJ 하이엘리(엘린)은 1년 2개월 동안 한 남성 팬으로부터 8억 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BJ로 데뷔한 걸그룹 ‘러블리즈’ 출신 서지수는 단 4시간 만에 300만 원을 벌었다고 밝혔다.
이들 사례는 귀여운 수준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별풍선을 받은 BJ 커맨더지코의 올해 수입은 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최근 62억 원이 든 자신의 주식 계좌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몇몇 BJ들은 구독자 수, 시청 횟수, 별풍선 등을 늘리기 위한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다. 중요 부위만 가리고 춤추거나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등 수위 조절도 안 된다. 술을 마시다가 실제 주먹이 오가는 폭행 현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제3자를 이용한 인격모독 방송이다.
지난 17일 국회 홈페이지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모녀를 죽음 내몬 유튜버 P모 채널의 수익 정지 및 수익환수, 나아가 채널 삭제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2022년 악플에 시달리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은 끊은 여성 BJ 고(故) 잼미의 내용으로, 지목된 유튜버는 11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뻑가로 추정된다.
청원인 A씨에 따르면 2019년 남성 혐오 제스처를 했다는 이유로 비판받던 잼미를 겨냥한 뻑가의 조롱 방송이 이들 모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간접 살인’이라고 고발했다.
이에 뻑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잼미 님 사건에 있어 항상 나오는 말이 ‘뻑가가 주도해서 그런 사태를 만들었다’라고 한다”며 “앞으로 100% 자료에 입각한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당시 BJ 감스트의 채팅방 내용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나락즈(감스트, 외질혜, 남순)라는 크루 BJ들의 악질 팬덤이 이 사태의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유튜브는 최근 아프리카TV 출신 유튜버 쯔양을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이버 렉카’ 유튜버 구제역, 카라큘라, 전국진 등의 수익화를 중지했다.
이들 채널이 크리에이터의 책임에 관한 정책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이들 채널에 대한 광고 게재 및 수익 창출을 금지하고,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 나아가 사태의 심각성이 파악될 경우 채널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런데 논란후 휴방(휴식 방송)을 거치고 다시 방송하는 BJ들이 많다.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방송을 올린 후 잠시 잠적기에 들어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습을 드러낸다.
여전히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1순위가 BJ·유튜버·틱토커 등 인터넷 방송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이들이 강한 영향력을 가지며,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영향력’과 ‘수익’에는 ‘책임’이 따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번 쯔양 사건을 바탕으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유튜버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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