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오랜 측근이었던 미즈하라 잇페이의 배신에도 훌륭한 홀로서기 중이다.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에게 모든걸 일임했던 것과 다르게 LA다저스에서는 적극적으로 소통 중이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스는 23일(한국시간) 오타니가 전 통역사의 불법도박 사건 이후에 더 단단해졌다고 주변인과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지난 3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ML) 서울시리즈 중 미즈하라가 불법도박 빚을 갚기 위해 자기 돈을 횡령한 것을 알게 됐다. 총 횡령금액은 1600만달러(약 221억 6000만원)였다. 미즈하라는 ESPN과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내 도박빚을 갚아줬다”며 오타니도 해당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ML사무국과 미국연방수사국(FBI)는 오타니가 도박에 연루된 혐의가 없으며 피해자라고 발표하며 사건을 일단락시켰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NPB) 시절부터 함께한 최측근이었다. 지난 2018년 ML진출부터 에인절스 시절 일거수일투족을 미즈하라에게 맡겼다. 오타니가 그런 인물에게 배신당한 만큼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오타니는 전날 30홈런을 기록하며 그런 우려 섞인 시선에서 벗어났다.

조 매든 전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가 어떤 종류의 사회 생활도 하지 않아 걱정했다. 계속 내 눈에 밟혔다. 늘 야구장과 주거지를 오가는 모습이 똑같았다. 그래서 오타니 측에 ‘야구와 결혼했나요?’라고 질문하니 관계자들도 그렇다고 말하더라”고 회상했다.

과거 에인절스 구단에서 일했던 직원은 “오타니는 일과 삶의 균형을 99:1로 뒀다. 투수와 타자로서 늘 준비하며 순간을 즐길 여유도 없었다. 매일 다음날 선발투수를 분석하고 자신의 수면을 분석하는 등 구체적인 통계 목표를 설정했다. 오타니는 거액의 FA계약을 노리곤 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후 구단 연례행사인 닭날개 먹기에 참여했다. 이를 본 에인절스 구단 측은 야구가 아닌 다른 것에 매진한 오타니의 모습을 처음 보며 깜짝 놀랐다. 일각에서는 지난 2월 다나카 마미코와 결혼 후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고 본다.

오타니는 이제 통역없이 직접 동료들과 소통하며 생활 중이다. 다저스 3루수 맥스 먼시는 “오타니는 구단과 상호작용하고 모두와 적극적으로 대화한다”고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는 (미즈하라와 이별 후) 홀로서기 중이다. 스스로 운전하고 자기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 자신이 알지 못했던 자신을 배워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willow6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