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뉴 어펜저스’가 홈팀 프랑스를 넘어 결승에 안착했다.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오상욱, 박상원(이상 대전시청), 도경동(대구시청)으로 구성된 남자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31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4강에서 45-39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앞선 8강에서 캐나다에 45-33 완승하며 4강에 안착했다. 프랑스 홈 관중은 거센 응원에 심판 판정에 맹목적인 야유까지 동원했지만 한국의 월등한 실력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압도적인 흐름으로 4강에 오른 한국은 프랑스마저 가볍게 따돌리고 결승에 올라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8강전과 달리 한국은 박상원을 1번 펜서로 내세웠다. 프랑스의 세바스티안 파트리스를 상대한 박상원은 선제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거칠게 다가오는 파트리스도 만만치 않았다. 박상원은 연속 실점하며 2-5로 뒤진 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어렵게 경기를 시작한 가운데 개인전 챔피언 오상욱이 피스트에 섰다. 오상욱은 막심 피앙페티를 맞아 과감한 찌르기 공격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공기를 바꾼 오상욱은 빠르게 추격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오상욱의 기세에 밀린 막심은 흔들렸고, 2라운드를 마친 시점의 점수는 10-7이었다. 오상욱은 2라운드에서 8-2로 압도하며 역전을 연출했다.

맏형 구본길이 3라운에 나서 볼라드 아피티를 상대로 연속 득점하며 13-7 6점 차로 달아났다. 홈팀 프랑스 관중도 침묵하기 시작했다. 8강에서 부진했던 구본길은 4강 첫 라운드에 제 몫을 하며 15-7로 3라운드를 마쳤다. 프랑스 관중의 의미 없는 야유에도 한국은 여유롭게 앞서기 시작했다.

4라운드에 박상원은 피앙페티를 상대로 어김 없이 첫 득점해 16-7 9점 차를 만들었다. 이어 연속 득점으로 두 자릿수로 앞섰다. 프랑스의 기를 완전히 꺾어버리며 20-9로 앞선 채로 피스트에서 내려왔다.

한국이 압도하는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구본길이 5라운드 펜서로 나서 25-13으로 차이를 더 벌렸다. 프랑스 관중은 애써 응원하며 심판 판정에 야유하는 등 선수들을 지원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6라운드에 나선 오상욱이 30-14로 차이를 벌렸다.

7라운드 초반 구본길이 주춤했지만 금세 페이스를 회복하며 35-20으로 15점 차를 지켰다. 마지막 라운드에 오른 박상원은 연이어 실점하며 흔들리기도 했으나 40-30라는 넉넉한 점수 차로 자신의 4강전을 마쳤다. 15점에서 10점 차로 줄어들자 프랑스 관중은 환호했지만, 결과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펜서로 피스트에 오른 오상욱은 거세게 몰아친 파트리스의 공세를 밀려 41-36 5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전열을 가다듬어 연이어 득점했고, 45-39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남자 사브르는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브르 단체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정식 종목이 아니었던 리우올림픽을 건너뛰고 3년 전 도쿄 대회에서도 우승해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엔 베테랑 김정환, 김준호가 빠지고 신예 박상원, 도경동이 들어가 ‘뉴 어펜저스’를 구성해 파리에서 경쟁하고 있다. 에이스 오상욱은 앞선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단체전을 통해 대회 2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단체전 3연패 및 오상욱의 2관왕까지 이제 딱 한 걸음 남았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