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강행했고 경기 후 선수들은 이상 증세에 시달렸다. 올림픽에서 가장 격하게 몸을 움직이는 종목인데 환경까지 따라주지 않으니 고통을 피할 수 없다.

파리 올림픽 위원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정상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수영이 열리는 센강의 오염 수치가 기준치를 충족했다며 경기를 진행했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1.5㎞, 사이클 40㎞, 러닝 10㎞ 순서로 코스를 돈다. 세계 최고 철인을 가리는 종목으로 모든 선수가 기진맥진한 상태로 경기를 마친다.

그래서 센강 상태가 더 주목받았다. 오염 문제로 100년 동안 수영이 금지된 곳에서 올림픽 경기를 한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바로 전날까지 경기 불가 판정을 내렸던 곳에서 갑자기 경기가 열리자 많은 이들이 경기 후 선수의 상태를 우려했다.

결과는 우려한 그대로였다. 트라이애슬론 경기 후 많은 이들이 고통에 시달렸다. 캐나다 미슬로추크는 결승점을 통과한 후 여러 차례 구토했다. 이 모습이 중계 카메라와 사진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선수는 경기를 강행한 올림픽 위원회에 쓴소리를 건넸다. 경기에 참가한 미국 세스 라이더는 “파리에 온 후 일부러 손을 씻지 않았다. 대장균에 익숙해지기 위해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손을 씻지 않는다”고 날 선 농담을 전했다.

스페인 미라암 카시야스는 “주최 측이 센강 이미지만 생각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수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면서 “출전 선수들의 건강을 생각했다면 플랜 B로 가는 게 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팬 B는 트라이애슬론에서 수영을 뺀 듀애슬론이었다. 올림픽 위원회는 센강 수질이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오는 3일 듀애슬론으로 경기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다가 수질이 기준치를 충족했다며 트라이애슬론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문제다. 마라톤 수영이 특히 그렇다. 오는 8일 센강에서 무려 10㎞를 수영하는 마라톤 수영이 열린다. 수질이 극적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장소를 옮기는 게 옳은 결정일 수 있다. 올림픽 위원회는 센강 수질 상태에 따라 마라톤 수영 장소를 카누 경기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