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서울 | 함상범 기자] ‘이혼’이 안방을 점령했다. 이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혼 전문 변호사가 대본을 직접 쓴 SBS 토일드라마 ‘굿파트너’는 14.1%(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을 돌파했다. 올림픽 기간 결방되면서 시청률 0%대 올림픽 경기 중계보다 ‘굿파트너’를 방송하는 게 낫다는 시청자들의 원성까지 나오고 있다.
‘굿파트너’는 이혼 전문 변호사인 최유나 변호사가 5년에 걸쳐 직접 대본을 집필한 작품이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살아있는 에피소드와 유쾌한 웃음 속 진한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가 인기 요소로 꼽힌다. 이야기가 ‘맛있게 맵다’는 반응이 유독 많다. 변호사가 직접 맞닿은 사건을 바탕으로 직접 느낀 혼란과 내적 갈등이 주요 배우들의 대사와 행동에 직접 담겨 있다는 점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종영한 JTBC ‘끝내주는 해결사’도 이혼 변호사의 이야기의 이야기를 다뤘고 8월 방송예정인 JTBC ‘가족x멜로’도 이혼한 남편이 건물주가 돼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다. 비중의 경중을 떠나 이혼이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안착한 모양새다.
예능은 드라마보다 더 뜨겁다. TV조선 ‘우리 이혼 했어요’가 뜨거운 관심을 받자 전 채널에서 이혼과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이혼이 소재지만 접근법은 다양하다.
MBC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티빙 ‘결혼과 이혼사이’, JTBC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는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삶을 면밀히 관찰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TV조선 ‘이젠 혼자다’는 이혼 후 혼자가 된 연예인의 삶을 조명하며,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스타들의 가상이혼을 다룬다.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들은 극심한 갈등을 겪은 터라 감정의 골이 깊다. 부부 사이 일반적인 갈등을 뛰어넘는다. 폭행, 부부관계, 경제권, 육아, 외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수위높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욕설은 물론 지속적인 무시와 폭력이 있는 사례도 있다. 너무 자극이 심해 방송 윤리 측면에선 지지받기 어려운 면도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혼은 대중의 공통 분모인 가족과 남녀관계, 갈등이란 3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소재다. 딱히 관심이 없다가도 한번 방송을 보면 몰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이혼 예능이 관심받으면서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는 추세다. 갈등이 깊기 때문에 이혼 예능으로 미디어의 폭력 수위가 확 높아질 수 있다. 출연자들의 심리 상태도 예민하게 고려하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한다. 창작자들이 더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는 방송”이라고 평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