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양의지가 그랬지.”

롯데 ‘5억 유망주’ 나승엽(22)이 알을 깨고 있다. 단연 데뷔 후 최고 성적이다. 김태형 감독도 유심히 보고 있다. 당부사항도 남겼다. 그러면서 양의지 이름을 꺼냈다.

나승엽은 2021년 2라운드 지명자다. 계약금으로 무려 5억원을 안겼다. 2021년 60경기에 출전했다. 2022년 5월 상무에 입대해 2023년 11월 전역했다. 다시 롯데 소속이다. 올시즌 79경기, 타율 0.312, 5홈런 42타점, 출루율 0.411, 장타율 0.483, OPS 0.894를 기록 중이다.

타고투저 시즌이다. 홈런이 펑펑 터진다. 타자들의 스윙에 힘이 들어갈 수 있다. 마침 나승엽도 7월에만 홈런 네 방을 터뜨렸다. 오히려 김태형 감독은 경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장타는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힘이 있는 타자들, 중장거리가 있는 타자들은 홈런이 1순위인 것 같다. 홈런 하나 딱 나오면 다음 타석부터 스윙이 커진다”고 짚었다.

이어 “결코 1~2년으로 될 일이 아니다. 2년, 3년씩 지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힘이 붙는다. 툭 쳤는데 넘어갈 때가 있다. ‘어? 이거네?’ 싶은 순간이 온다. 힘이 전부가 아니다. 타이밍으로 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선수를 꼽았다. 양의지다. 간결한 스윙이 돋보인다. 그런데 넘어간다. 통산 258홈런을 때린 타자다. 30홈런 시즌도 두 번이나 있다. 심지어 포수를 보면서 이런 숫자를 찍었다.

김태형 감독은 “나승엽도 타구 힘을 보면 20개도 넘길 수 있다. 아직 기술이 안 된다. 양의지도 처음부터 홈런이 많은 선수는 아니었다. 타격 소질은 있었다. 손목 쓰는 게 좋다. 때리는 능력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양의지는 고졸(진흥고) 4년차이자 군복무(경찰청) 직후인 2010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김경문 감독이 ‘차세대 포수’로 봤다. 개막 2차전인 3월28일 경기에 나섰고, 세 번째 경기인 3월30일까지 뛰고 퓨처스로 내려갈 계획이었다. 이 경기에서 홈런 두 방 터뜨렸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지금까지 왔다.

김 감독은 “당시 김경문 감독님이 양의지를 그 경기만 하고 내려보내려고 했는데, 홈런이 터졌다. 양의지도 아마 그 순간 자기 포인트를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나승엽도 중장거리 타자로서 홈런 생산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힘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아직 22살이다. 군에 다녀왔기에 시간도 많다. 계속 성장하면 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