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재일한국인학교 교토국제고가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인 ‘고시엔’에서 4강에 진출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이 학교는 8강전에서 승리한 후 한국어로 된 교가를 부르며 주목받았다. 이 장면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되었으나, 방송 중 NHK가 제공한 자막이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의 발단은 교가에 등장하는 ‘동해’라는 표현이 NHK 자막에서 ‘동쪽의 바다’로 번역된 데서 시작되었다. ‘동해’는 한국에서 동해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이를 일반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것은 원래의 의미를 왜곡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또한, 교가의 일부 가사인 ‘한국의 학원’이 ‘한일의 학원’으로 번역되어 원문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었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NHK에 항의 메일을 보내 “동해는 고유명사이므로 ‘동쪽의 바다’로 표기한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21일 열리는 4강전에서는 정확한 번역을 사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교토국제고는 1963년에 개교한 한국계 민족학교로, 2003년 일본 정부로부터 정식 학교 인가를 받은 바 있다. 야구팀 또한 우수한 성과를 내며 일본 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LG 트윈스 출신의 황목치승, 두산 베어스 출신의 신성현, 그리고 LG 트윈스 출신의 정규식 등 유명 야구 선수들이 이 학교 출신이다.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은 재일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일본 내 일부 극우 세력은 이를 계기로 혐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교토국제고의 활약을 비하하는 글들이 올라오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활약은 일본 내에서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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