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 손은경, 이하 서울시향)은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이색 음악회 ‘2024 서울시향 투간 소키예프의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연다.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지휘자 투간 소키예프가 서울시향과 첫 협연에 나서고, 무소륵스키의 명작 ‘전람회의 그림’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투간 소키예프는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 국립 교향악단과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서 음악감독을 역임하며 세계적인 지휘자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에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해 한국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번 서울시향 무대는 그가 처음으로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자리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의 1부는 프랑스 인상주의 거장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으로 시작된다. 이 곡은 프랑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작품으로, 뜨거운 여름 한낮에 펼쳐지는 목신 ‘판’의 환상과 욕망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드뷔시는 이 작품을 통해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익살과 해학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며 청중에게 몽환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무대에 올라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에스더 유는 2010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한 후, 201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도 최연소 입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프로코피예프의 이 협주곡은 러시아 혁명기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선율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2부에서는 소키예프가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하며 무대를 장식한다. 이 작품은 무소륵스키가 그의 친구였던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작품 전시회를 관람한 후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작곡한 피아노 모음곡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버전이 연주될 예정으로, 관객들에게 더욱 풍부한 음향과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전람회의 그림’은 총 10개의 소품과 각 소품을 연결하는 ‘프롬나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 프롬나드는 관객들이 미술관을 걸어 다니며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역할을 하며, 음악적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투간 소키예프의 지휘 아래 펼쳐질 이번 공연은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진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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