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김기태(26·서울특별시청)가 남자단식(MS11) 준결승에 진출, 동메달을 확보했다. 남자단식(MS2) 준결승에 나선 차수용(44·대구광역시청)은 준결승에서 패하며 동메달이 확정됐다.
김기태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럼픽 탁구 남자단식(MS11) 8강전 티아구 고메스(브라질)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9-11 11-9 11-9 11-9)로 승리했다.
이날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렀다. 다른 테이블에서 프랑스 선수가 두 명이나 나섰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펼쳐졌다. 여파가 없지는 않았다. 1세트 어렵게 간 이유 가운데 하나다.
2세트부터 흐름을 틀었다. 내내 우위에 섰고, 승리를 품었다. 준결승 진출이다. 동시에 동메달도 확보했다. 목표는 금메달이다.
경기 후 김기태는 “1세트는 그냥 정신없이 내준 것 같다. 관중들 함성이 너무 컸다. 영향이 좀 있기는 한 것 같다. 2세트부터는 작전을 바꿨다. 내 서브를 잘 받으니까 다르게 넣었다”고 설명했다.
함께한 김정중 코치는 “함성과 쿵쿵거리는 소리가 크더라. 선수에게 여파가 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2세트부터 서브 넣을 때 회전을 강하게 주도록 했다. 그러면서 흐름을 바꿨다”고 짚었다.
이어 “전에는 쉽게 이긴 상대다. 오늘은 현장 분위기 때문에 자기 실력의 50~60% 정도 밖에 발휘하지 못했다. 마지막에 좀 끌어올렸다. 힘든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김기태는 2011년 병원 검사 도중 장애를 발견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 1998년생이지만, 벌써 국가대표 11년차다.
국제대회를 휩쓴 선수다. 2022 세계선수권에서 단식·복식·혼합복식 싹쓸이에 성공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단식 동메달, 남자복식 금메달,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다.
패럴림픽은 인연이 없다. 2016 리우에서 단식 4위, 2020 도쿄에서 단식 9위에 그쳤다. 리우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큰 대회인 패럴림픽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고 각오를 불태웠다.
김정중 코치는 “2022년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 했고, 작년 항저우에서도 2관왕 했다. 유독 패럴림픽만 금메달이 없다. 이번에는 기필코 따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일단 동메달 확보했다. 꼭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차수용은 남자단식(MS2) 준결승에서 라팔 추퍼(폴란드)를 만나 세트 스코어 1-3(11-3 12-14 8-11 11-13)으로 패했다. 결승 진출 실패다. 아쉬운 동메달. 금메달을 노렸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1세트를 단 4분 만에 끝낼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2세트부터 꼬였다. 추퍼의 주특기가 높게 띄워 상대 네트 바로 앞에 떨어뜨리는 기술이다. 알고도 당했다. 팔을 뻗었으나 닿지 않는 곳에 공이 자꾸 떨어졌다.
그래도 팽팽하게 붙었다. 2세트 듀스 접전 끝에 졌다. 마지막 4세트에서도 7-10에서 10-10까지 붙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기 후 차수용은 “여기까지다. 동메달 두 개 땄다는 점에 감사하다.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태극기가 가장 높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게 내 꿈이다. 결과적으로 안 됐다. 마음에 많이 남는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음 패럴림픽은 아직 잘 모르겠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지 않나. 사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끝내고 싶었다. 복식도, 단식도 많이 아쉽다. LA까지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