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빅리그 톱클래스 선수를 상대로 ‘슈퍼 세이브’를 펼친 팔레스타인 골키퍼 라미 하마데흐는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하마데흐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해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슛을 저지하며 팀의 0-0 무승부를 이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23위)에 열세인 팀이다. 그러나 이날 조직적인 수비와 ‘최후의 보루’ 하마데흐의 선방을 앞세워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된 그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늘 경기를 치른 것에 영광이다. 감독, 골키퍼 코치,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감사하다. 한국이라는 강팀이자 스타 선수가 즐비한 팀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했지만 승점 1을 챙겨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전쟁 고통 속에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11개월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레바논, 시리아, 이란 등 중동 전역에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에서만 4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은 이런 상황에도 2차 예선을 통과했다. 자국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가까스로 팀을 꾸려 북중미월드컵 예선에 출전하고 있다. 스쿼드를 꾸리기 힘들어 9월 2연전에 출전하는 6명은 소속팀이 없을 정도다. 하마데흐 역시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하며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마데흐는 “난 소속팀 없이 1년간 선수 생활했다. 팔레스타인 리그도 멈춰서 동료와 개인 훈련만 했다. 그러나 선수로 책임감이 있었기에 잘 준비해서 오늘 경기 뛰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꿈이 있다는 것을, 이러한 어려움에도 꿈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이고 싶다. 나처럼 무소속 선수도 퀄리티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이고 싶었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선수들이 뭉치고 목표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끝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과 관련해서 0.001% 희박한 가능성이 있어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개최지가 미국이든 독일이든 캐나다든 중요하지 않다.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