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정다워 기자] 홍명보호에서도 에이스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다.
축구대표팀의 이강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했다.
왼쪽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강인은 사실상 프리롤로 공격을 이끌었다. 중앙으로 자주 이동했고, 상황에 따라 오른쪽에서도 공격을 전개했다. 이강인은 공을 잡을 때마다 ‘마법’을 선보였다. 창조적이면서도 정확한 킥으로 기회 창출을 무려 5회나 기록했다. 동료에게 끊임없이 양질의 패스를 공급했다. 동료의 도움이 부족해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이강인은 화려하게 빛났다.
이강인은 지난 카타르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시절은 물론이고 황선홍, 김도훈 두 임시 사령탑 체제에서도 이강인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소속팀 파리생제르맹(PSG)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실질적 에이스 구실을 했다.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후에도 이강인의 역할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홍 감독은 이강인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인 후반 막판에도 빼지 않았다. 골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강인을 벤치로 부르지 못할 만큼 크게 의존했다. 결과적으로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지만, 이강인의 비중을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존재감이 희미했다는 사실이다. 후반 두 차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손흥민은 득점에 실패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둘째 치고, 손흥민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4-4-2 포메이션으로 수비 블록을 쌓은 팔레스타인의 전략에 손흥민은 부진했다. 풀타임을 뛰고도 패스 시도 횟수가 27회에 머물렀다. 61회를 기록한 이강인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강인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가운데 손흥민은 왼쪽 사이드에 고정되어 경기를 풀어갔는데, 홍 감독은 이 지점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에는 주민규, 후반에는 오세훈 두 명의 스트라이커가 중앙에 선 구도에서 이강인, 손흥민의 능력을 살리기 위한 조합, 포메이션이 필요하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