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오세훈(25·마치다 젤비아)이 홍명보호 스트라이커 싸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세훈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골을 넣지는 못했으나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 헤더를 앞세워 팔레스타인 수비를 위협했다.

오세훈이 빛난 장면은 대부분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의 호흡에서 나왔다. 이강인이 올려주는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득점에 근접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골대 안으로 향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무기력했던 전반전과 비교하면 후반전 공격력은 훨씬 나았다.

오세훈은 신장 193㎝의 장신 스트라이커로 수준급의 헤더 능력을 보유한 선수다. 오세훈의 강점은 이강인과의 콤비플레이에 있다. 두 사람은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의 주역이다. 당시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오세훈은 이강인의 확실한 조력자였다. 킥 능력이 좋은 이강인은 오세훈을 향해 양질의 크로스를 올렸다. 오세훈도 대회에서 2골을 기록하며 공격의 확실한 옵션으로 힘을 보탰다.

이강인은 스트라이커나 반대편 윙어, 2선 공격수의 움직임에 따라 창조적인 패스를 뿌리는 선수다. 홀로 해결하는 능력도 있지만, 움직임이 좋은 동료가 있을 때 더 빛나는 유형이다.

팔레스타인전 전반전의 경우 이강인의 볼 터치 횟수 자체가 적었고, 주변 공격수의 움직임도 좋지 않았다. 특히 선발로 나선 스트라이커 주민규가 최전방에서 별다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의 수비 블록에 갇힌 형국이었다.

오세훈은 달랐다.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팔레스타인 수비를 흔들었고, 기회도 몇 차례 창출하며 남다른 무게감을 과시했다.

오세훈은 2022년 일본 J리그의 시미즈 S펄스로 이적한 후 시련을 겪었다. 일본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듯 장기 부진에 빠졌지만 올해 마치다로 이적한 후 위협적인 공격력을 회복하며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지난 5월 대표팀에 합류했고, 홍명보 감독도 오세훈 선택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주민규와 달리 오세훈은 1999년생으로 전성기를 보내는 20대 선수다. 일본에서의 활약, 팔레스타인전에서 보여준 존재감이라면 오세훈이 홍명보호 주전 스트라이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