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오만의 밀집 수비를 타파할 ‘해결사’는 바로 ‘황금 왼발’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다.

이강인은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홀로 돋보였다. 대표팀은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을 맞아 상당히 고전했는데 이강인 특유의 드리블 돌파와 왼발 킥은 확실히 위협적이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이강인은 사실상 ‘프리롤’로 대표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측면은 물론 중앙으로도 자주 이동해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했다. 한 차례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치긴했으나 프리키커까지 도맡으며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마치다)과 발군의 호흡을 보여줬다. 후반전에는 3선까지 내려와 볼 배급도 도맡았다.

오만은 FIFA 랭킹 76위지만 1차전 이라크 원정에서도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수적 열세 속 0-1로 패했다. 특히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도 준수하다. 오만은 밀집수비를 펼친 뒤 역습으로 대표팀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은 중동 원정에서 고전한 경우가 많다. 중동 국가들은 피지컬적으로도 한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밀집수비로 인한 어려움은 창의적인 패스와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무너뜨릴 수 있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이강인은 적임자다.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풀어준다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등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 그래서 이강인의 왼발이 더더욱 중요하다. 이강인은 2선에서 창의적인 패스는 물론 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수들의 득점을 끌어낸다. 직접 ‘해결사’로도 나설 수도 있다. 필드골이 아니더라도 프리킥이나 코너킥 상황에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강인은 팔레스타인전이 끝난 뒤 “찬스가 올 때 살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더 똘똘 뭉쳐서 좋은 축구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명실상부한 대표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출항부터 삐걱대고 있는 홍명보호의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공격 옵션 중 하나다. 이강인이 오만 원정에서 위기의 홍명보호를 구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