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목표인 전체 1순위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화에 가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이례적으로 최고 구속을 찍은 투수가 가장 먼저 호명받지 못했다. 선수 또한 아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래도 새로운 무대가 다가오는 것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이제 한화 선수가 된 2025 신인 드래프트 오른손 최대어 정우주(18)다.
정우주는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다. 애초 예상대로 덕수고 좌투수 정현우가 가장 먼저, 정우주가 두 번째로 이름이 불렸다.
단상에 오른 정우주는 “이런 영광스러운 순번에 지명해주신 한화 관계자분께 감사드린다. 올시즌 돌입하면서 전체 1순위를 목표로 뒀다. 하지만 지금 지명 결과에 100%를 넘어 10000% 만족한다”며 “한화가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이른 시일에 1군 무대 올라와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정우주는 단상에서 했던 다짐을 보다 자세히 전달했다. 그는 “먼저 유니폼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내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보고 한화에서 진심으로 나를 생각해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한 노력이 이렇게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화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사실 목표는 전체 1순위 지명이었다. 아쉽게도 목표인 전체 1순위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에 가서 더 기분이 좋다”며 “한화에 입단한 만큼 여러 가지 기대가 된다. 새로운 구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관중분들이 많이 오실 텐데 생각만 해도 설렌다”고 말했다.
당찬 모습도 보였다. 한화 구단 이미지에 대해 질문하자 정우주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만난 관계자분들도 그렇고 팬분들도 그렇다”고 답하며 “팬분들에게 ‘보살’이라는 별명도 있는데 저를 향한 기대만큼 꼭 좋은 투수가 되겠다. 이제 고교야구는 끝났고 다음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KBO에서 한 획을 긋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이저리그(ML)의 스카우트 제안을 수락하지 않고 KBO리그를 선택한 이유도 전했다. 정우주는 “미국 무대에 대해서는 100% 확신이 서지 않았다. 어정쩡한 마음으로 갔다가는 헤맬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KBO리그에서 확실히 증명한 다음 미국에 가는 것도 좋다고 봤다. 말한 것처럼 KBO리그에서 먼저 내 기량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우주는 “류현진 선배님, 문동주 선배님, 김서현 선배님 등 벌써 만나고 싶은 선배님들이 많다.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면서 “일단 목표는 1군 경기에 나가는 것이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내게 주어진 임무를 확실하게 해내고 싶다. 한화가 우승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한화 황금기 주역이 될 것을 예고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지명한 선수 전원의 유니폼을 제작했다. 담당자가 직접 장비를 챙겨 행사장을 찾아 앞으로 한화에서 뛸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건넸다.
한화 정민혁 스카우트 팀장은 “드래프트 주인공인 선수들이 더 빛날 수 있고, 선수들이 평생 한 번뿐인 특별한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준비했다. 1라운드 선수는 사전 준비가 어렵지 않지만 그 뒤부터는 미리 준비하기 어려워 현장에서 마킹해서 선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모두가 한화이글스의 선수인 만큼 모든 지명 선수를 축하하는 마음으로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