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본래 그 위치까지 갈 게 아니었다. 어찌 보면 도박을 했는데 골로 연결돼 다행이다.”
역전승의 디딤돌이 되는 귀중한 헤더 동점포를 터뜨린 미드필더 고승범(울산HD)은 안도하며 말했다.
고승범은 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정규리그 최종전인 33라운드 김천 상무와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30분 헤더 동점골을 넣었다. 그의 득점 이후 오름세를 탄 울산은 5분 뒤 야고가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2-1 승리했다.
승점 61(18승7무8패)을 기록한 울산은 김천(승점 56)을 따돌리고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마크하며 파이널 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고승범은 이날 동점골 외에도 울산 2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힘을 불어넣었다. 김판곤 감독은 주민규과 김지현을 최전방에 두고 장시영과 이청용을 측면에 뒀다. 고승범은 보야니치와 중원을 지켰는데 좀 더 공격적인 구실을 하며 엔진 노릇을 해야 했다. 기대대로 헌신적으로 뛰면서 득점까지 해냈다.
그는 “경기 내용 자체는 사실 만족하지 못한다. 답답했다”며 “후반 들어 바꿔보려고 했는데 잘 안풀렸다. 그러다가 내가 (기존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후반에) 수비형으로 바뀌면서 그 위치(상대 문전)까지 올라갈 게 아니었는데 도박을 했다. 골이 들어가서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고승범이 이명재의 왼쪽 크로스 때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상대 견제를 따돌리는 반박자 빠른 헤더 슛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머리맞고 들어가는 게 보이더라. 바로 좋아했다”고 웃었다.
김판곤 감독 체제에서 울산 중앙 미드필더진은 이전보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기존 수비형 미드필더 요원이 공격적 역할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이에 대해 고승범은 “활동적인 부분도 그렇고 내가 오히려 편하다”며 “본래 2명을 잡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코치진 주문상) 1명을 제압한다. 내게 잘 맞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2부로 강등한 수원 삼성을 떠나 울산에 입단한 그는 180도 다른 분위기에서 파이널 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고승범은 “지금만 생각한다. 내가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다르지 않다. 늘 최선을 다한다”고 잘라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