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가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대만대표팀을 축하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SNS에 대만이 우승한 프리미어12 공식 인스타그램을 인용했다.
대만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이 열린 24일 도쿄돔에서 일본을 4-0을 제압하고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은 B조 3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대만은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여러 국제대회에 꾸준히 참가했지만,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대만은 조별리그 B조에서 한국을 꺾고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우승 트로피까지 품었다.
일본은 대만에 일격을 당하며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부터 이어온 국제대회 승리가 27연승에서 멈추게 됐다.
24일 팽팽하던 양 팀의 결승전 경기는 5회 대만이 홈런 두 개를 연달아 쏘아올리며 승리의 추가 기울었다.
대만의 3번타자 천제시엔이 3점 홈런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우승을 견인했다. 경기종료후 천제시엔은 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오타니가 자신의 SNS에 대만 우승을 축하한 것에 대해, 여러 일본 매체는 함께하는 야구의 동반성장으로 분석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오타니는 야구를 세계적으로 보급하는데 대한 생각이 강하다”며 오타니가 지난 WBC에서 일본과 1라운드에서 맞붙은 체코대표팀의 모자를 쓴 것을 예로 들었다.
당시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한 체코는 일본을 상대로 2-10으로 크게 패했지만, 이들의 도전에 많은 이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오타니도 경기후 SNS에 체코대표팀 사진을 올리면서 ‘Respect(존중)’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세기를 타고 WBC 준결승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했을 때는, 자신이 존중한다던 체코 대표팀 모자를 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오타니는 2023 WBC의 MVP 인터뷰에서도 야구를 자신의 소신을 겸손하게 밝혔다. 그는 “정말 꿈꿔왔던 우승”이라고 기뻐하면서도 “일본뿐 아니라 한국, 대만, 중국 등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야구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이 마음이 동력이 돼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며 “한국, 대만이 아쉽게 떨어졌지만 ‘다음에는 우리도 우승해야지’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국제대회 출전을 마다하지 않는 오타니는 2028 LA올림픽 등 앞으로 열릴 국제대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이미 밝힌바 있다.
오타니는 “올림픽은 특별하다.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평소 야구를 보지 않는 이들도 올림픽에선 볼 기회가 많아진다. 야구계에도 중요한 일”이라며 야구 전도사를 자처했다.
‘혼자가면 빨리 가고 함께가면 멀리간다’는 말이 있는데, 홀로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슈퍼스타의 남다른 행보가 야구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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