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 드라마를 결산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바쁘게 돌아간 방송사는 시계를 잠시 멈추고 시상식으로 1년을 되돌아본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남긴 MBC와 유례없는 호성적을 거둔 SBS가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KBS는 ‘고려거란전쟁’ 말곤 딱히 내세울 작품이 없다. 그마저도 지난해 끌어다 쓴 탓에 더 빈곤하다.
◇MBC : 이하늬 VS 김남주 VS 변요한 VS 한석규
올해 MBC는 농사를 잘 지은 편이다. 몇 년간 시청률 10%를 넘기기는 커녕 5% 이하에 머무른 작품이 너무 많았다. 올해는 10%를 넘긴 작품이 두 편이며, 비록 10%는 못 넘겼지만 높은 화제성과 호평을 받은 작품도 두 편이나 된다.
결과적으로 네 명의 배우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1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밤에 피는 꽃’의 이하늬와 11.4%의 ‘원더풀 월드’에 나온 김남주, 8.8%를 기록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블랙아웃’의 변요한, 9.6%로 아깝게 10%는 못 넘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한석규가 주인공이다.
성적면에서 이하늬가 가장 유력하긴 하나, 한석규란 이름값이 가진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오랜만에 복귀한 김남주 역시 쉽게 배제할 수 없으며, 30대 배우 중 연기력 면에서 최고 클라스인 변요한이 남긴 퍼포먼스도 대상에 걸맞는다. 오랜만에 예측이 쉽지 않을 ‘MBC 연기대상’이 될 전망이다.
◇SBS : 지성 VS 장나라 VS 박신혜 VS 김남길
SBS는 역대급 풍년이다. 작품 대부분 최고 시청률이 15%에 인접했다. 김순옥 작가의 시즌제 드라마가 연이어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긴 SBS는 올해 드라마 왕국의 입지를 완벽히 다졌다. SBS는 네 명의 배우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먼저 14.2%를 기록한 ‘커넥션’의 지성과 17.7%를 얻은 ‘굿파트너’ 장나라, 13.6%의 ‘지옥에서 온 판사’ 주인공 박신혜, 현재 방영 중인 ‘열혈사제2’ 김남길이 그 이름이다. 올해도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라인업이 성사됐다.
SBS와 유독 연이 많았으며, 대상은 받지 못한 장나라가 한 발 앞서 있는 그림이다. 화제성이나 배우의 연기 변신 등 이야기가 가장 많다.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위기의 순간에 등장해 분위기를 전환한 지성이나 강렬한 톤앤 매너의 연기를 보여준 박신혜, 관록의 김남길도 배제할 수 없다.
◇KBS : 누굴 줘야 할꼬~?
앞선 두 방송사에 비해 KBS는 곳간이 텅텅 비었다. 누굴 줘도 이상하고, 누가 받아도 아쉽다.
올해 KBS의 미니시리즈는 ‘환상연가’ ‘멱살 한번 잡힙시다’ ‘함부로 대해줘’ ‘완벽한 가족’ ‘개소리’ ‘페이스미’가 있다. 모든 드라마가 5%의 벽을 넘기지 못했다. 주말드라마는 ‘미녀와 순정남’ ‘다리미 패밀리’가 있으나, 성적이 예년에 비해서도 좋지 않다.
올해 3월까지 방영한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과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이 있긴 하지만, 이미 작년에 충분히 수상을 한 터라 또 주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가장 뒤늦게 시나리오를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KBS 드라마의 위상은 형편없이 떨어져 있다. 대상을 줄 인물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KBS 연기대상이 KBS 드라마의 현 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